농협, 정치권 로비로 기득권 유지?

농민단체, 농협 사업구조개편대책위 활동 놓고 비난
대책위 조합장, 농식품위 의원 지역구와 거의 일치

  • 입력 2010.01.09 22:29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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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지난해 11월 구성한 농협사업구조개편 대책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농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농협중앙회가 농민들을 위한 농정활동을 해야 함에도 불구, 자체 농협사업구조 개편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사업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농협개혁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체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농정활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대책위에 소속된 조합장들은 주로 국회 농식품위 소속 국회의원들과 지역구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정치권 대상으로 로비를 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농협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국회 농식품위 소속 의원과 형제지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대책위 면면을 보면 지역 조합장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국회 농식품위 위원들과 지역이 비슷하다”라며 “이렇게 구성한 이유는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로비’활동을 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에서는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금융지주 회사로 가기 위해 이런 대책위원회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송원규 전농 정책부장은 “농민을 위한 농정활동을 펴야할 농협중앙회가 대책위원회를 만들어서 자신들의 농협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체 의견서를 제출해 정부를 압박하거나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로비’활동을 벌인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기원주 전농 협동조합개혁위원회 위원장도 “농협중앙회가 만든 자체 사업구조개편안은 전체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지도 않았다”면서 “그러면서 대책위를 만든 것은 악어(농협중앙회)와 악어새(지역조합장)의 기득권을 누리려고 하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기 위원장은 특히 “정부가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 운영할 때부터 농협중앙회는 3차례나 담당상무를 교체해서 결국 현재 국회 농식품위 소속 의원과 형제지간인 상무를 투입했다”면서 “이는 결국 농협중앙회가 자체 사업구조개편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고 주장했다.

한편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대책위는 지난해 12월22일 회의를 열고 ‘농협법’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및 국회 입법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농협중앙회는 이날 회의에서 사업구조개편대책위원회에 ▷조직 ▷조세 ▷자본 ▷보험 등 4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모든 힘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농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농협안에 대한 이해와 설득작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위원회의 위원 명단이다.

▷농협중앙회=김용덕, 류근원, 신충식, 오세관 ▷조합장=홍은수(경기 화성 남양), 정인환(경기 안성 삼죽), 박상열(경기 양주), 이선래(경기 남양주 별내), 박영훈(강원 춘천 남산), 서상준(강원 원주), 김문규(충북 영동), 이병준(충북 옥천 안내), 이주선(충남 아산 송악), 이완구(충남 서천 한산), 강원구(전북 김제 백산), 이문석(전북 정읍 태인), 정세환(전북 익산 삼기), 김병원(전남 나주 남평), 안명수(광주축협), 천승욱(전남 장성 남면), 오정숙(전남 목포), 정남선(전남 완도), 신강식(전남 고흥축협), 박태준(경북 경산 진량), 김제칠(경북 의성 비안), 조영만(경북 포항 연일), 정성균(경북 구미칠곡축협), 강명수(경북 구미 고아), 김재동(경남 사천), 이만호(경남 함안 가야), 강신오(경남 함양 마천), 박학규(경남 하동축협), 한영택(제주 조천), 고성남(제주축협), 전병설(한국양토양록), 김영기(대전 동대전), 류광석(대전 유성), 박기수(울산 농소)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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