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생명일꾼 소임 다할 것”

팔당농민, 남양주서 여의도까지 생명살림 도보순례

  • 입력 2009.12.28 14:54
  • 기자명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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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1박2일간 생명살림도보순례를 진행한 팔당농민들이 여의도에 도착해 유기농산물 봉헌하고 있다.<사진-김주영 기자>
팔당지역(남양주, 양평)유기농민들이 4대강을 반대하며 생명살림도보순례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시절 팔당유기농단지를 방문해 격려했던 이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라는 농민들의 끈질긴 물음은 길 위에서도 이어졌다.

농지보존·친환경농업사수를 위한 팔당공대위 농민들과 팔당생협 소비자단체 회원으로 구성된 22명의 생명살림순례단은 21일 오전 남양주 조안면 팔당생명살림 사무실 앞을 출발해 22일 여의도까지 도보순례를 진행했다.

출발 당일 팔당공대위는 당초 남양주경찰서에서 허가를 받아 경찰을 대동한 답사까지 벌였으나 돌연 불허통보에 출발부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순례단은 뿔뿔이 흩어져 도보순례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이들에게는 오랫동안 유기농지로 일궈온 땅을 지키는 것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친환경 농업 깃발과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방문한 사진을 들고, 덕소와 구리, 광화문, 신촌을 거쳐 여의도까지 1박 2일 동안 50Km길이의 거리를  걸었다.

22일 도보순례를 마치고 여의도에 도착한 농민들에게서는 고단한 기색보다는 무엇하나라도 해야 한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농민순례단장을 맡은 김태원 씨는 “여의도에 도착하니 울컥한 마음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러나 할아버지 세대부터 팔당에서 농사를 지어왔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할 일이 많으니 앞으로 울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씨는 도보순례를 하는 동안 시민들로부터 “왜 하는 것이냐”질문부터 “힘내라”는 격려까지 다양한 반응을 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도보순례가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힘들 것은 없다. 오히려 시민들을 만나 우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답했다.

▲ 4대강저지범대위 소속 회원들이 여의도 국회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4대강삽질'을 반대하며 108배를 진행했다.<사진-김주영 기자>
생명살림단식을 19일째 진행한 유영훈 팔당공대위 위원장도 도보순례길에 올랐다. 마음을 다잡고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며 단식에 들어갔던 유 위원장은 눈에 띄게 야윈 모습이었다. 유영훈 위원장은 “4대강사업을 막는 것은 생존권을 지키려는 차원을 넘어 생명과 강과 농지를 지켜온 생명의 일꾼으로서 당연한 노릇이다. 팔당 유기농지 보존투쟁은 4대강 반대의 최전선에 서게 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의 일꾼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다시 일상적인 농지보존 싸움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도보순례를 마친 농민들은 국회 인근에서 4대강저지범대위 소속 회원들 100여명과 함께 생명살림기원제와 108배를 진행했다. 기원제에서는 팔당 유기농단지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봉헌하고 서로에게 맞절을 하는 의식을 진행했다.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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