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조례 왜 필요한가

농민의 절반 여성…권리보장 위해 꼭 제정해야

  • 입력 2007.10.08 00:14
  • 기자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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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주종사자의 50%를 넘을 만큼 농업인적자원에서 여성농업인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여성농업인의 농업 경영능력 향상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주요 요소이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농업인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순천시의회가 전남에선 처음으로 여성농업인육성지원조례가 제정되는 등 여성농업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평화방송이 지난달 26일 여성농업인육성지원조례가 왜 필요한지 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이날 박승호 광주평화방송 차장의 사회로 진행된 방송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토론자

고송자 전남도의회 의원(민주노동당)

오미란 전여농 정책자문위원장

윤정원 전여농 전남연합 사무국장

[광주평화방송 9월26일 방송분]

 ▶사회=현재 농민중 53%가 여성농민이고 전남은 ‘농도’입니다. 농업 종사자중 여성농업인이 많은데 현재 전남도 여성농업인은 얼마나 됩니까?

▶고송자=현재 전남 통계자료중 농가인구 46만명 6천여명중 여성농가인구가 24만 육천명입니다. 하지만 여성농업인에 대한 통계자료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농업농촌기본법에 따른 농업인의 규정은 영농에 90일이상 종사자, 3백평의 농지 소유자, 농업경영을 통한 연간소득이 1백만원 이상 출하통장을 가지고 있는 자를 농업인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여성농업인이 이 규정에 따라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으나, 문제는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데 있습니다.

▶사회=순천시의회가 전남에서 처음으로 여성농업인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순천시의회의 조례통과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오미란=여성농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조례 제정은 사실 순천시의회가 처음으로 통과시키긴 했지만 이것은 여성농민단체들이 오랫동안 요구해왔던 내용입니다.

왜 조례를 지원해야한다고 요구했냐 하면 농업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역할이 높다라는 것은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인데, 이 역할에 맞는 사회적 지위를 인정해 줘야 하는데 이 사회적 지위를 인정하는 길이 어디에서도 여성농민의 존재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었습니다.

조례 제정은 첫째, 여성농민이 농업인이라는 산업적인 지위를 획득하는 것입니다. 둘째, 여성농민 정책이 책임성 있게 집행이 되고 예산도 지원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는데 굉장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 여성농민은 농업주종사자의 53%를 차지할 만큼, 농업인적자원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농민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고송자=순천 민주노동당 신화철 의원이 9월13일 조례 제정을 하였고, 지역에서 여성농업인의 삶과 질에 영향을 미칠 조례가 제정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전남은 저와 여성농민단체가 다른 단체와 함께 8월 조례 제정을 위한 추진위 구성하였고, 8월29일 여성농업인육성에 대한 대토론회를 개최하였으며, 의회에서 조례안에 대한 검토중인 가운데 검토가 끝나면 10월 임시회의중에 발의할 예정입니다.

▶사회=여성농업인은 교통사고 보상금 판결에서 도시의 전업주부보다도 낮은 보상금을 받고 있을 정도인데요. 실제로 한국사회에서 여성농업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윤정원=기본적으로 농민으로 대접받고 있지 못하는 부분은 놔두더라도 문화에 있어서도 전무하고, 취미생활은 말 할 것도 없고, 하다 못해 모성보호도 잘 안되는 현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과거에 뉴스를 봤던 것 중 가장 가슴 아파하는 사연이 있습니다. 엄마가 추수를 끝내고 차를 후진을 하는데 걸음마를 하는 아이가 엄마를 보고 반가 와서 오다가 엄마의 차에 사고가 난 것이었습니다.

농번기가 되면 아동들도 방치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들이 여성농업인들이 그만큼 포기를 하고 살아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의료 같은 경우도 굉장히 취약한 상황이고 교통문제도 취약합니다.

▶사회=조례에 따라 순천에서는 ‘여성농업인 정책위원회’도 신설되는데요. 보시기에 여성농업인 지원을 위한 여러 정책들이 충분히 조례에 반영됐다고 보십니까?

▶윤정원=조례는 정책들을 실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조례에서 여성농업인에 대한 사업지원, 교육지원, 시설지원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여성농업인 정책위원회에서 여성농업인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미란=정책을 집행하는데 있어 독립된 부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사업을 시행하고 실행하고 평가를 해서 더 나은 사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은 전담부서가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계’는 사업을 독자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적어도 ‘과’ 정도가 되어야 완결된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사회=농림부는 농림사업에 여성농업인의 관점을 반영하기 위해 농림사업의 성별영향평가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것이 여성농업인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겠지요?

▶오미란=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았을 때는 예를 들어 농업정책자금이 작년에 2천억이 지원되고 올해 2천5억이 지원되었다고 했을 때 작년보다 자금이 농민들에게 5억이 더 지원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만약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한다고 했을 때 농민들에게 얼마나 지원됐는 지 분석했을때 90%가 남성에게 지원되고 10%가 여성농민에게 지원되었다고 분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여성농업인이 정책으로부터 얼마나 소외받고 있는 지 성별영향평가를 하면 단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뭐냐면 성별영향평가를 하려면 성별분리통계가 있어야 하는데 성별분리통계가 명확하기 않기 때문에 성별영향평가를 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3년부터 성별분리통계가 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향후 나아지리라 생각이 됩니다.

 ▶사회=조례 제정이 되면 농촌에서부터 여성농업인의 지위확보하고 밑에서 위로의 개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크게 달라질 것이라 생각이 드는데요.

▶오미란=아마 크게 바뀔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앙에도 여성농업인육성특별법이 있으나 광역자치단체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조례가 광역, 기초단체에서 제정이 되었을 때는 중앙에 힘이 되고 중앙의 농업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여성농업인을 농업전문인력으로 인정하고 육성하는 것은 결코 여성농업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농업, 농촌발전의 토대를 이루는 것인데요. 여성농업인의 육성과 지원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 보십니까?

▶오미란=가장 시급한 과제는 여성농업인 권리보장을 위해 법적 사회적 인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가 뭐냐 했을 때 여성농업인이 직업인으로 인정 받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직업인으로 인정받았을 때 복지의 부분도 따라오는 것입니다. 일은 열심히 하지만 직업인이 아닌 가사, 주부 이렇게 취급되는 것이 빨리 해결이 되야 합니다.

▶사회=여성농업인의 질적 향상을 위해 조례 제정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하지 않습니까?

▶오미란=조례 제정이 되더라도 조례 제정후 그에 입안하고 집행할수 있는 정책 제도가 함께 마련되느냐,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과 시스템 마련후 이후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함께 가야합니다. 그래야 조례제정의 의미가 있습니다. 법만 해놓고 내용은 안 채워버리면 사문화, 죽은 조례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여성농업인육성지원도 중요하지만 여성농업인 스스로 변화도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윤정원=지금 법적지위, 사회적 지위를 얘기하고 있는데 여성농민들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하고 있고 소중한 존재인가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살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여성농업인단체들이 그런 부분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면서 긍지를 세우고, 자부심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할 것이고요.

농업이 사양산업이다 하는데 농업이 가지고 있는 공익적 기능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많은 공익적 기능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사회적으로 합의가 되고 지켜나가기 위해서 노력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여성농업인 담당하고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은데 이런 것들에 대한 인식과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이 숨겨놓은 미래의 성장원동력이다라고 얘기하는데 이런 것들을 기치로 내세우고 활동을 해야한다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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