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더욱 굳건히 단결할 것”

농민연합, 한농연 한여농 탈퇴 공식화
“잘못된 정부정책엔 비판적 입장 견지”

  • 입력 2009.12.14 08:37
  • 기자명 연승우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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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농민연합(상임대표 윤요근)에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강우현)가 1일,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회장 장정옥)가 4일 각각 공문을 보내 탈퇴의사를 밝혔다.

농민연합은 이와 관련, 지난 9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에서 대표자회의를 열고 한농연과 한여농의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앞으로 더욱 굳건히 뭉칠 것을 결의했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장기원)는 탈퇴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되는 한농연의 탈퇴=한농연이 농민단체 연대체를 탈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한칠레 FTA 반대투쟁 과정에서 농민단체들은 농민연대를 결성하고, 조직적으로 FTA 반대 투쟁을 전개했다.

농민연대는 2005년 한농연의 탈퇴와 한칠레 FTA 국회 비준으로 인해 유지가 되지 않았고, 이후 2006년 한미 FTA 협상이 시작되면서 농민단체들은 한미 FTA 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한미 FTA 반대 투쟁을 기점으로 농민단체들은 농민연합을 2006년 말 새롭게 건설했다.

▶한농연 탈퇴는 주도권싸움?=농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한농연의 탈퇴를 주도권 싸움으로 보고 있다. 농민단체의 양대산맥인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투쟁방식이나 정책을 놓고 계속 마찰이 있어왔다.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한농연에 비해 전농은 비타협적 방식의 투쟁을 전개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농림수산식품부의 이른바 ‘전농 고립화 문건’이 알려지면서 장관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한농연은 전농과 갈등을 일으켰다. 당시 농민연합 회의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이 나자, 농식품부는 농민연합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회견 내용에서 ‘장관퇴진’을 빼달라고 요청을 했다.

이 담당자는 농민연합 회의 내용이 바로 농식품부에게 알려졌다는 사실에 당황해 했으며, 한농연 관계자도 회의결정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장관퇴진을 빼고 기자회견을 하자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정부 성향의 한농연과 진보적인 전농의 대립을 농식품부가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점도 주도권 싸움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농 고립화 문건이다. 이 문건에는 “한농연, 농촌지도자연합회와 사전 협의로 반정부 구호 배제, 집회일정 변경”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또한 정부 정책 협조정도에 따라 농민단체를 차등화 한다는 내용도 있어 한농연의 탈퇴배경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일고 있다.

▶제기되는 의혹들=한농연의 탈퇴를 두고 갖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 중 농업계 내부에서 가장 많이 떠도는 이야기는 한국농림수산방송(ATV) 인수설이다. ATV는 한농연에서 2006년 농업전문 방송을 목표로 만든 케이블방송이지만 매년 많은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한농연이 탈퇴와 ATV를 빅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농협개혁의 주도권 싸움에서도 농식품부가 한농연을 앞장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와 한농연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부가  ATV를 인수하지 않는다. 단순한 소문일 뿐”이라며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농업관련 방송을 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한 결과, ATV 인수는 적당하지 않은 것으로 나와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농연 관계자도 “그런 소문을 들었지만 그것은 한농연의 역사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농민단체들의 거취=한농연은 품목단체협의회인 전국농민단체협의회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한농연이 주장해온 농정협의체 구성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또한 한농연과 한여농 이외에는 농민연합에서 탈퇴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민연합은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단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낸다는 입장이다.   〈연승우·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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