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농민, “사탕수수 값 보장하라” 시위

주정부 값 내리고 설탕수입 늘려, 농민 강력 반발

  • 입력 2009.11.09 11:16
  • 기자명 <김혜숙 비아 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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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 캄페시나(La Via Campesina) 소속 인도 농민단체인 인도가족농연맹(BUK) 소속 농민 수백명이 갠지즈강 상류에 위치하고 있는 우타르 프라데시(Uttar Pradesh) 주로 브라질산 원당 26만kg을 수송하는 열차를 세워 원당 일부를 불태우며 항의했다.

이날 농민들은 수입 원당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선적해있는 모든 원당에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했고 기차는 그 다음날인 1일 돌아갈 수 있었다.

우타르 프라데시 주 농민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수입산 원당의 조달에 항의해왔다. 수입산 원당으로 인해 인도의 사탕수수의 가격이 낮아져 농민들의 수입은 줄어들고 생산비용은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 지난달 31일 인도 농민단체인 인도가족농연맹(BKU) 소속 농민들이 수입 원당을 불태우며 항의하고 있다.

또한 농자재 가격이 비싸지면서 농민들의 부채도 늘어났다. 주 정부가 책정하는 사탕수수의 가격은 농민들의 생산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더불어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재료값은 2배로 늘었으나, 설탕수수의 생산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농민들은 실제 생산가를 반영한 280루피(약 6$)를 요구하고 있으나, 주 정부는 165루피(약 3.5$)로 정해놓았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인도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브라질에서 설탕 수입량을 늘렸다. 가공 설탕의 소비자 가격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농민들의 원당 생산가를 유지하고 있음은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자유무역정책과 WTO 규제를 통해서 농업의 자유화가 농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값싼 농산물의 수입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또한 생산 비용은 끊임없이 증가하고, 정부가 농민들에 대한 지원도 낮아지고 있다.

농민들은 가격 결정에 있어서 논의의 대상도 아니다. 농민들의 자살에 대한 이야기는 인도 내에서 더 이상 사건이 아니다. 우타르프라데시 주만 하더라도 친기업적, 반 농민, 농업 정책으로 인해 사탕수수가 농민들이 자살을 하고 있는데, 최근 40세의 한 농민이 자신이 재배한 사탕수수에 불을 지르고 분신 자살했다.

설탕 공장들이 더 이상 설탕을 생산하지 않게 되자, 소리 없는 투기꾼들과 설탕 기업들의 손에 놀아나는 정부에 항의하며 우타르프라데시 사탕수수 농가 수백만명이 들고 일어서고 있다.

설탕 기업들은 농민들이 생산한 설탕을 사기보다 외국의 값싼 원당을 구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설탕의 소매가가 급속히 증가하여 올해만 kg당 20 루피에서 40루피로 두 배로 뛰었다.

인도의 설탕 재배 농민들은 자신들이 사라질 때까지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을 결의하고 있다. 이들은 우타르프라데시 주에 값싼 수입 설탕이 발을 못 붙이게 할 것이며, 만약 수입 설탕이 주 지역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모두 불태워버릴 것을 경고했다.

또한 수입산 원당을 싣고 우타르프라데시 설탕 정제 공장으로 향하는 모든 화물 열차는 지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1일 우타르프라데시 농민들은 성스러운 강 갠지즈 강가에 모여 생산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때까지 정제 공장 작동을 멈추게 할 것을 결의했다.

 김혜숙 비아 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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