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사료의 가격인하 발표로 가격인상을 계획하던 일반 배합사료업체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농협사료는 지난 17일 비육사료 가격을 9% 인하하는 등 전 축종의 사료 가격을 평균 7.9% 인하했다. 농협사료의 이같은 가격인하 방침은 10월 중순∼11월 사이에 가격인상을 계획하고 있던 일반 배합사료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길애그리퓨리나 관계자는 “사료가격을 내릴 시기는 아니다. 인상폭과 시기를 두고 내부 회의를 하던 중 농협사료의 가격인하 발표가 나와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농협사료의 가격인하 방침은 농협중앙회 내부의 구조개혁 등 특수한 상황에 나온 것으로 이해되지만, 일반 사료업체들이 경영방침을 급선회하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며 “가격인상을 고집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됐고, 인하 쪽에 무게를 두고 10월말에 구체적인 방침을 확정지을 것이다. 그야말로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사료업계 한 관계자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에 있다가 농협사료의 가격인하 소식을 들었다. 농협사료는 조합이라는 특성상 수익성 문제에 다소 부담이 없겠지만 일반 사료업체들은 이익을 내야하는 기업구조상 매우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가격인하 발표가 나온 마당에 가격을 올릴 수는 없다. 다만 농협사료 가격 인하 폭을 100% 따라갈 수는 없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 가격 인하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써 하반기 사료가격 인상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일반 사료업체 중 첫 번째로 우성사료가 가격을 인하했다.
우성사료는 지난 8월 사료가격 인하 후 올 들어 5번째로 가격인하를 단행했으며, 축종별로 축우사료 약 4~7%, 양돈사료 약 2~3%선에서 인하됐다.
〈원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