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설경마-낙하산 인사” 집중 추궁

2009 국감특집 - 한국마사회

  • 입력 2009.10.26 11:26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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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국정감사 6일째인 지난 19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위원장 이낙연) 소관 한국마사회 국정감사가 국회 본청에서 열렸다. 한국마사회 국감은 장외발매소 매출 확대 문제, 불법사설 경마 확산과 중소기업상생펀드의 부적절한 지원 등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또 지난 해 국감에 이어 낙하산 인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고, 건전한 레저문화사업 활성화 대책과 장애인·여성근로자의 비중을 높일 것 등을 주문했다.

 “장외발매소 무분별한 확장, 사행 조장”
“중소기업펀드, 농기업 13.2%만 지원”

 ▶장외발매소 확장 문제=마사회는 현재 서울경마장, 부산·경남경마장, 제주경마장 및 전국 장외발매소 32개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전체 매출의 70%가 장외발매소에서 발생하고 있다. 마사회가 전국 8곳에 장외발매소 신설을 추진했으나,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무산되자 안정적 경마시행을 이유로 기존 장외발매소의 다른 층을 추가 매입·임차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늘려 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해걸 한나라당 의원은 “장외발매소는 서울경마장과는 달리 좁은 스크린을 통해 경마를 하는 것으로 레저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장외발매소 신설에 대한 규정은 있으나, 추가 확장에 대한 관련규정이 없는 점을 틈타 지난 2007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594억원의 예산을 사용, 장외발매소를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 총 219대의 현금지급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주로 출금만 되고 입금이 가능한 기계는 총 7대 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특히 현금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행성 조장과 가정파탄까지 이르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조진래 한나라당 의원도 “사행산업 카드결제 금지조치로 카드로 마권구입을 못하니까 현금서비스를 받아 구입하는 것”이라며 “현금서비스 거래량이 ’05년 685억원에 비해 ’08년은 2배 증가한 1천208억원에 이르고 있다. 통장잔고 내 출금은 가능하도록, 현금서비스 기능은 막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마사회 김광원 회장은 “은행과 협의해 현금서비스 기능은 막겠다”고 답했다.

불법 사설경마=지난해보다 급증한 불법 사설경마에 대해서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경마장의 경주 중계가 실시간으로 불법사설 인터넷 경마에 버젓이 활용되고 있다”며 마사회장은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김광원 회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마사회 회원은 동영상을 볼 수 있으나 실시간 중계되는 것은 아니고 5분 정도의 시차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시간오차 없이 실시간으로 배팅하는 불법사이트에 접속해서 상담도 해봤다. 얼마든지 배팅 가능하고, 상한선도 없다. 철저하게 확인하고 대안을 세워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정해걸 한나라당 의원도 “최근 5년간 불법 사설경마 단속 현황을 보면 지난해 49건이던 단속실적이 올해는 9월까지 벌써 70건이다. 단속 인원도 늘고 있는 추세이나 단속에 따른 조치결과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면서 “마사회는 내부적으로 불법사설경마를 근절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묻고, 이는 수조원의 세금탈루 등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사설경마전담반 설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낙연 위원장도 “불법사설경매에 대한 진상이 조사되면 나한테도 달라”고 주문했다.

중소기업상생지원펀드 지원 부적절=마사회가 지난 2월, 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한국마사회의 중소기업 상생협력’ 펀드의 지원 대상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배숙 민주당 의원은 “상생협약 8조를 보면 중소기업에 지원하되, 농수축산업 관련 기업에 우선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마사회의 목적이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에 있는데도 이번 펀드가 농수축산기업에는 고작 13.2% 밖에 없다”며 취지에 맞지 않다고 몰아부쳤다.

강석호 한나라당 의원도 “지원 비율도 낮지만, 이자율도 일반 기업에 비해 높다”고 지적하며 “은행과 협의해서 보다 많은 농수축산업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타=마사회가 매년 마권 매출액의 72%를 경마 고객에게 배당금으로 환급하고 있는데 미지급 환급금이 올해에만(9월 현재) 45억원인 것으로 확인됐고 최근 5년간 금액은 267억원이라는 것. 그러나 미지급환급금 소멸시효가 1년에서 90일로 단축되고 마사회도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소멸시효 연장,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미지급환급금을 줄이는 방안에도 대책을 강구하라고 의원들은 말했다.

마사회의 광고 문제도 지적대상이었다. 올해 초 언론에 게재한 신년광고의 선정성을 비롯해 정부의 4대강 선전을 하는 등 내용도 부적절하며 매체 선정도 마사회 입맛대로 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또 장애인 고용비율이 턱걸이 수준이고, 공기업 평균비율이 7%대인 점에 비추어 마사회 여성 고위직 2급과 3급 이상자 1%선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마사회의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서도 개선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국감 현장에서..

"공기업 낙하산 인사 국감 단골메뉴"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 문제는 국정감사에 임하는 의원들의 단골 메뉴 중 하나이다. 2009년 한국마사회 국감에서도 지난 5월 부임한 박승부 감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류근찬 자유선진당 의원이 “박승부 감사는 한미연합사 기획차장과 작전차장 등을 거쳐 소장으로 군대를 예편하고, 2007년 7월부터 마포 안보포럼 위원장을 맡고 있다”고 지적하며 “포럼은 지난 대선때 공식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바 있어 이에 대한 보은의 인사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승부 감사는 “국가가 적합한 절차를 거쳐 적재적소에 임명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본인은 평소 강직하고 부패에 대해 엄격하다. 이것이 내 인생철학의 핵심이다. 마사회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내 철학을 바탕으로 긍정적이고 건전한 공기업을 구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 감사의 답변 이후 의원들의 문책성 질문이 쏟아졌다.

이낙연 위원장도 “다른 사람은 강직하지 않아서 마사회 감사에 부적절하고 본인은 강직해서 적절하다는 말이냐”고 되묻자 감사장 안에는 의원들의 웃음이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인사의 적합성에 대해 개인의 경력과 소신만 얘기하고 있는 박 감사에 대해 “핵심을 피하거나 회피하는 답변은 필요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한 의원은 “강직하다는 평가는 타인에게서 나와야지 본인의 입으로 말하는 것은 처음 봤다”고 꼬집기도 했다.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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