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콩 헐값 공급 농민피해” 비판

2009 국감특집-농수산물유통공사

  • 입력 2009.10.19 16:57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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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농림수산식품위원회(농식품위, 위원장 이낙연)는 지난 15일 국회 본청에서 농수산물유통공사(aT, 사장 윤장배)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수입 콩 헐값 공급문제와 농안기금, 농산물가격안정예산 불용 문제, 비효율적인 시군유통회사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이외에도 국내산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유통공사가 단립종 쌀을 수입해서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김치 종주국의 위상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농안기금 대기업 지원이유 무엇이냐”
“올해 농산물가격안정 예산 133억 불용


▲ 국회농식품위원회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농수산물유통공사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입 콩 헐값 공급=한국농정신문이 지난 6월 보도한 수입 콩 문제가 지적대상이 됐다. 유통공사는 지난해 TRQ(저율관세할당)물량인 18만5천톤보다 8만8천톤 많은 27만톤을 저율관세로 수입했다.

=한국농정신문이 지난 6월 보도한 수입 콩 문제가 지적대상이 됐다. 유통공사는 지난해 TRQ(저율관세할당)물량인 18만5천톤보다 8만8천톤 많은 27만톤을 저율관세로 수입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의무수입물량 18만5천782톤을 저율관세인 5%로 수입하고, 그 외의 물량은 487%의 고율관세로 수입해야 우리농가도 보호하고, 국내산 콩도 제값을 받을 수 있는거 아니냐. 그런데 유통공사는 ‘06년 6만58톤, ‘07년 5만9천577톤, ‘08년 8만8천153톤의 의무수입량보다 많은 콩을 저가로 수입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이 때문에 당연히 고관세로 들어왔어야 할 콩이 최근 3년간 20만톤 이상 저관세로 들어왔다”며 “이렇게 저율관세로 콩이 수입된다면 가뜩이나 생산기반이 취약한 콩 농가가 어떻게 농사를 짓고 살 수 있겠냐?”라고 따져 물었다.

강 의원은 또 “콩 자급률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가격이 보장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가격만 보장되면 자연스레 자급률이 오르게 되어 있다. 그런데 유통공사는 근본적 역할을 하지 않고 거꾸로 된 일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우남 민주당 의원은 “국내 콩 값을 정부와 유통공사가 나서서 떨어뜨리고 있으면서 콩이 모자라 수입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따져 물으며 “농민들은 정부가 콩값을 떨어뜨리지 않으면 언제라도 콩을 심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농가소득 하락 및 식량자급률 악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정부와 유통공사의 무분별한 저율관세 증량 정책이 농가경제를 파탄에 빠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안기금 문제 도마위에=국내 농업 보호를 위해 적립돼야 할 농안기금이 수입 콩 헐값 공급 때문에 큰 적자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 됐다.

김우남 의원은 “수입 콩을 헐값에 공급하다가 약 113억원의 농안기금 손실이 발생했다”며 “국내농업 보호에 사용되어야 할 농안기금이 오히려 113억원 적자를 본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영록 민주당 의원은 농안기금 사용과 관련 “농안기금은 원래 농산물 가격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농산물 수매실적은 대폭 줄어들고 있다. 반면 국영무역 실적은 날로 늘어났다. 유통공사가 수입기능에 치중하는 농수산물수입기구 아니냐?”라고 비난했다.

이어 김영록 의원은 “국영무역 수익금을 농민을 위해서 써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쓰냐? 2009년 8월말까지 지급된 금액가운데 70% 수준이 대기업에 지원되고 있다. 이를 어떻게 농민들을 위해 쓴다고 말 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윤장배 사장은 “대기업에게는 농가들과 직거래를 할 경우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산물 원료를 구매토록 유도하고 있다”고 답변하자 김영록 의원은 “수익금을 농민들에게 쓸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농민들이 이를 알면 통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가격안정 예산=유통공사가 실시하고 있는 수매비축사업 예산이 매년 줄어들고 있으며, 올해는 콩을 제외하고 예산도 책정하지 않아 지적대상이 됐다.

강기갑 의원은 “수매비축예산이 매년 줄고 있을 뿐 아니라 불용액도 엄청 많다. 올해 불용액은 무려 333억원이고, 최근 3년간 불용액이 889억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콩을 제외하고 수매예산도 책정하지 않았다. 수매예산도 2004년에 887억이었다가 작년 421억으로 반토막이 나버렸다. 가격 안정사업을 이제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실제 그는 “마늘 최저가격이 2003년부터 현재까지 한번도 변동이 없었다. 그 동안 상승한 물가와 생산비 폭등이 전혀 반영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최저가격을 낮게 책정하니까 수매를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는 “최저가격 현실화해서 가격폭락에 쓰러지는 농민들에게 적극적인 가격지지정책으로 지원해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기타=국내산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유통공사가 단립종 쌀을 수입해서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은 “WTO 규정을 지켜야하는 이유가 없음에도 공사이익을 위해서만 비싼 단립종을 수입해서 우리 농민들이 피해를 본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는 유통구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사장은 “우리로서는 협상결과와 정부방침에 맞춰서 수입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황 의원은 “과연 이러한 단립종 위주의 쌀 수입구조가 과연 적절한가? 공사의 전체적인 순이익 창출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그러나 공사 이익을 위해 농민이 죽어가는 사실을 명확하게 살펴주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김치 종주국의 위상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성범 한나라당 의원은 “김치 종주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최병근 기자>

 

#국감현장에서

“국감 늦은 방문규 식품유통정책관에 발끈”

농수산물유통공사 국정감사에서 시작 시간보다 1시간 20분가량 늦게 참석한 방문규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 때문에 평소 시간관념이 철저하기로 소문이 나 있는 이낙연 위원장이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
이날 이 위원장은 방문규 식품유통정책관과 함께 참고인 자리에 앉아있어야 할 담당과장을 향해 “국정감사에 담당과장 혼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이건 대단히 옳지 않다. 그냥 묵과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국정감사가 시작되고 시간이 흘러 11시 20분이 되어 방문규 정책관이 나타났다. 이낙연 위원장이 늦은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부탁하자 방 정책관은 “내부적으로 소통이 되지 않아 늦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소통이 되지 않았다는 말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알기로는 장관 행사하는데 따라갔다가 늦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에 방 정책관은 얼굴 표정이 굳어지며 “맞다”라고 답변하자 이 위원장의 얼굴도 일그러졌다.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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