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소리에 귀 닫은 국정감사장

국감 현장에서

  • 입력 2009.10.19 16:54
  • 기자명 김희봉 지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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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대기 1분 발언에 분통 터트린 참고인

이번 국정감사가 피감기관의 고압적인 자세와 자료제출 거부 등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은 답답한 마음이다.

무엇보다 제 식구 챙기듯 피감기관을 옹호하고 두둔하며 변명의 기회까지 배려하는 일부 여당의원도 문제지만 반대로 야당의원 삼분오열로 분산되어 국정감사는 그야말로 무기력하게 보인다.

지난 12일 농어촌공사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참석했던 한 농민은 새벽밥을 먹고 올라와 9시간 기다려 단 1∼2분 발언시간 밖에 안 주는 해당 소위원회에 불만을 표시하였다. 이로 인하여 막판 국감장이 한때 험악한 분위기까지 가는 듯 했으나 참고인이 스스로 밖으로 나가 정리되었다.

문제는 오전 국감 시작 전에 각 당 간사들의 합의로 참고인 증언을 보충질의 이후로 하기로 합의되면서 시작되었다. 참고인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참고인으로 각각 농어촌공사의 전원마을 개발사업과 도비도 종합관광지 개발 건이다.

이 사업들은 현재 농어촌공사가 민자를 유치하여 개발 분양하려는 사업으로,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땅투기 의혹과 개발 관련 찬·반 주민간의 충돌로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충남 당진에서 왔다는 강 모씨는 지역에서 공사가 추진하는 전원주택 개발과 관련, 삼촌과 조카가 찬반으로 갈라져 인륜마저 파괴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명의 주민인 조상연 씨는 당진대호간척지구 농업기반시설 부실공사와 부실관리에 대해 지역 농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면서, “농민들은 농어촌공사가 담당하고 있는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 업무를 지방자치단체가 맡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일행은 국회의원들이 참고인을 마치 귀찮은 존재로 보는 것 같아 실망하였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국민의 민생현장을 챙기고 목소리를 경청하여야 할 국회마저 귀를 닫아버린다는 것이다. 이날 국감장에 있던 약 70여명의 농어촌공사 임직원들은 국감이 싱겁게 끝났다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당진=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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