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농진청, 폭행사건 그리고 인적쇄신

  • 입력 2009.10.05 11:53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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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1급 간부의 직원 폭행사건이 40여일이 지나도록 표류중이다. 더구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불편한 마음으로 한 공간에서 40여일을 ‘함께’ 근무하는 일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폭행피해자 ㅅ연구사는 “더 이상 인권유린이 일어나면 안된다”는 의지로 노동청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한편 부서 이동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지만 이렇다 할 합의안도 이루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는 동안, 농진청에서는 폭행사건과 별개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중 언론의 관심을 받은 농진청 고위직의 일괄사표 제출이 단연 돋보인다. 김재수 청장은 “뼈를 깎는 고통으로 인적쇄신을 단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며 내외부 인사위원회를 구성, 9월 말이면 인적쇄신의 결과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뼈를 깎는 인적쇄신은 아직 소식이 없다.

 

이에 농진청의 한 관계자는 “청장의 아무 준비 없이 던진 언론 플레이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비난했다. “어느 날 갑자기 터뜨린 고위직들의 일괄 사표안도 그렇고, 불미스러운 폭행사건이 있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것은 수장의 리더십 부족 때문”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농진청은 지금까지 큰 고비마다 농민들의 지지로 위기를 넘겨왔다. 그러나 농진청 지도부는 농업·농촌을 위한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이라는 본연의 기능 수행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자리보전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대내외적인 이미지는 추락하고 있다.

지금처럼 우왕좌왕하는 농진청이라면 존립을 지지하던 농민들도 등을 돌릴 게 분명하다. 농진청 지도부는 우선, 민주적 조직문화를 만들어 구성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내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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