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하락 심각…대책 마련 시급

“산지 재고량 증가로 역계절 진폭 확대
“정부 공공비축 확대 등 시장격리해야”

  • 입력 2009.06.07 23:58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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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유통업체의 쌀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역계절진폭이 확대돼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경기인 5∼6월에 쌀 가격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쌀 재고가 많아 단경기 쌀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쌀 재고량 증가에 대한 원인과 그 해법에 대해서는 농민단체,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의견이 달라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쌀 재고량 증가 원인에 대해 지난해 생산량 증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쌀 판매의 부진을 원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2007년에 비해 43만5천톤이 증가한 4백84만톤으로 최근 10년간 최대 풍년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쌀 생산량 증가가 재고량 증가 원인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쌀 판매의 부진에 대해서는 쌀의 경우 소비량이 경기가 어려워도 급격히 감소하지 않기 때문에 주요 원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쌀 소비량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쌀 가격이 높아 쌀을 대량 구매하는 대형급식업체들의 구매량이 예전처럼 대량이 아닌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기 때문에 가수요가 줄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재고량이 많지만 쌀 소비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는 다 소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고량의 감소하는 추세가 느려지면, 신곡이 나오는 수확기에 맞물려 신곡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재고량 처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4월 기준으로 현재 재고량은 농협RPC와 농협, 민간RPC 포함해 총 1백17만8천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33만9천톤의 재고가 증가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은 쌀 재고량에 대해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수확기에 농식품부가 쌀 생산량이 늘어났으니 평소보다 더 많이 매입하라고 요청해 매입량을 10% 더 늘렸기 때문에 농식품부가 재고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농식품부는 농협과 매입량을 협의한 것은 맞지만 지난해 높은 가격으로 벼를 매입해 쌀 가격을 농협이 올려놓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협이 지난해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팔지도 못할 가격에 매입했다”며 농협에 책임을 돌렸다.

현재 전문가들은 쌀 재고량을 시장에서 격리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농경연 관계자는 “구곡과 신곡이 교차하는 수확기에 문제가 될 것”이라며 “쌀 재고를 시장에서 격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농민단체는 대북 쌀 지원 등을 통한 시장격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창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공공비축량의 10%를 추가적으로 정부가 매입하고, 대북 쌀 지원 등 대외원조를 통해 시장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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