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토지를 농민에게” 농업개혁 필요

헨리 사라기 비아 캄페시나 사무총장

  • 입력 2009.05.31 18:52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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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리 사라기  비아 캄페시나 사무총장(인도네시아 농민연맹 의장)

한국농정신문은 세계농민들의 농민운동을 소개하기 위해 저자인 닉 파겟 클락(Nic Paget-Clarke) 기자가 인모션지(In Motion Magazine)에 연재한 인터뷰 기사를 비아 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의 번역 도움을 받아 연재한다. ‘인모션지’지는 1995년 8월 2일부터 발간을 시작한 민주주의에 대한 온라인 미국 주간지이다. 이 인터뷰는 비아 캄페시나 5차 국제총회가 열리던 모잠비크 마토라에 있는 FRELIMO 학교에서 2008년 10월18일에 진행됐고, 2009년 4월14일에 인모션지에 게재됐다. 〈편집자 주〉

-자기 소개를 해달라
▶인도네시아 농민연맹 의장이며,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비아 캄페시나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2008년에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또한 2008년도 비아 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국제조정위원으로 선출되었다.
인도네시아 북 수마트라에서 나고 자랐다. 내 고향은 플랜테이션 지역으로 아버지는 플랜테이션의 농업 노동자로, 어머니는 농민으로 일했다. 현재는 북수마트라에 농지가 있다.
쌀이나 채소는 재배하지 않고 열대 과일이 주작목이다. 일 년에 한 번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못을 만들어 물고기도 기른다. 예전에는 쌀농사를 지었던 곳인데 쌀농사를 지으면 매일매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물고기를 기른다.

-인도네시아 농민연맹의 역사나 창립 취지 또는 활동 등 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
▶20년 전 학생 때부터 인도네시아 운동에 몸담기 시작해 인도네시아 농민 연맹의 창립에 참여했다. 당시 우리는 플랜테이션 기업이나 숲 관련 기업들에게 토지를 빼앗기는 농민들을 돕는 것으로 시작했다. 토지와 관련한 분쟁이나 투쟁이 많았는데 농민들에 대한 지원 사업을 펼쳐 나갔다. 수하르토(1967∼1998년 인도네시아 대통령) 시대에는 조합을 건설하는 것이 금지됐기 때문에 작은 NGO들을 건설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농업 개혁은 중요한 이슈인가?
▶인도네시아에서 농업 개혁이 중요한 이유는 1945년 식민지 해방 후부터 지금까지 정부 차원에서 농업 개혁을 실시한 적이 없다. 그래서 토지가 여전히 기업들, 주로 대기업들의 소유로 되어 있다.
농민이 땅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어떻게 농민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지금 인도네시아의 농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다수는 농민이 아니라 노동자다. 땅을 소유하지 않으면 농촌 지역에서 생활하기가 어렵다.

-농지소유의 문제는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민주주의의 문제로 바라보는가?
▶민주주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권력의 문제이다. 무토지 농민들, 농촌지역의 사람들은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은 자원을 분배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않다. 자원을 통제하는 것은 기업이나 정치 관료들이다.

-기업들은 인도네시아 기업인가, 다국적 기업인가?
▶대부분이 초국적 기업이다. 미국의 굿이어(고무)와 벨기에의 소핀도(야자유), 그리고 영국의 런던 수마트라(야자유) 기업이 대표적이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홍콩 기업들도 많다.
기업들이 우리의 식량시스템을 파괴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수출용 야자유와 이칼립투스를 재배하니까, 기업들은 우리에게 식량을 판매한다. 우리는 콩과 옥수수와 우유, 쇠고기와 밀을 미국에서 사온다. 매년 500만 톤이 인도네시아로 수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식생활이 바뀌고 있는가?
▶전에는 매일 쌀이나 카사바, 지역먹거리를 먹고 살았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수입된 밀로 만든 빵과 국수를 먹는다. 미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식량을 옮기거나 인도네시아에서 다른 나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석유가 소비된다. 경제적으로 식량 주권이나 지속가능한 농업 정책을 실시하면, 인도네시아는 식량을 수입할 필요가 없다. 식량을 수송하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석유나 가스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숲을 파괴하지 않아도 된다.

-식량주권과 지구 온난화는 관계가 있는가?
▶식량주권의 원칙이 실현되지 않고, 수송과 포장을 위해 종이와 펄프를 계속해서 사용해서 기후 변화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날마다 먹을거리를 포장하기 위해 종이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미국에서 종이를 수입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도 종이가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우유를 생산하기 때문에 우유를 수입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숲을 파괴해서 수출용 야자유와 고무, 카카오 등을 심고 대신, 식량을 수입하고 있다.
 〈번역=김혜숙 비아 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사무국장〉
 ▶다음호(381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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