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에 맞선 민중들의 외침

특별기고

  • 입력 2009.05.17 22:29
  • 기자명 김혜숙 비아캄페시나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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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5일까지 나흘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아시아 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 ADB) 39차 연례 회의가 개최되었다. 아시아 개발 은행(Asian Development Bank, ADB)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빈곤을 줄이고 개발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다각적 개발 은행이다. ADB에는 27개국이 참가하고 있고 이중 19개국이 기부국이다. 이 ADB의 주요 금융 지원자들은 미국과 일본이다.

최근 들어 ADB는 일 년에 5백만∼6백만 달러를 회원국에게 빌려주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ADB의 최대 채무국으로 291회에 걸쳐 총 2억2백56만 달러의 대출을 받았고, 25억3백66만 달러어치 491회 기술적 지원을 받았다. ADB 정책은 인도네시아의 법률과 경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 정책들 중 하나가 토지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률은 1999년 토지 경영 프로젝트(Land Administration Project, LAP)로 세계은행에 의해 시작되어, 후에 토지 경영 정책 개발 프로젝트(Land Mana gement and Policy Develop ment Project, LMPDP)로 이어졌다.

LMPDP가 종료되자, ADB는 세계은행이 시작한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받아 인도네시아 토지에 관한 법안 준비에 나섰다. 2007년 12월, 인도네시아와 ADB 간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되었다. ADB는 62억5천 달러로 추정되는 그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 50억 달러의 그랜트를 준다. 나머지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책임진다. 사실 ADB에게 그 금액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 영향력은 농민들에게 엄청나다. 토지 법률의 통과는 인도네시아 토지 시장의 가속화를 촉발시키게 된다. 시장 메커니즘이 적용되는 순간, 토지 소유를 둘러싼 자본의 힘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인도네시아의 토지 시스템이 악화될 것이며 특히, 농민들은 땅에 대한 접근성을 잃게 될 것이 뻔하다. 농민들로써는 생산수단을 잃게 되는 것이다.

ADB가 강요하는 또 하나의 정책이 메콩 강 유역의 홍수 방지 프로젝트이다. ADB는 메콩강 위원회에 1만달러를 빌려주어 대규모 댐을 건설하도록 하고 있다. 메콩강 댐 건설은 주변 6개국의 100백만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댐은 강을 막아서 인근 강들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강을 따라 살고 있던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있으며 물을 잃게 된 농민들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한편, 같은 시기 발리에서는 또다른 정상회의, 이른바 ‘ADB에 반대하는 아시아 민중들의 정상회의’가 ‘식량주권과 민중들의 토지권 강화’라는 제목으로 개최되었다. 민중들의 정상회의는 국제농민운동인 비아 깜페시나를 비롯하여 GERAK LAWAN(신식민주의-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인도네시아 민중운동), 토지 연구 및 행동 네트워크(Land Research and Action Network), 남반구 초점(Focus on Global South)이 주관하였는데,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티모르 레스떼의 농민들이 다수 참석하였다.

민중들의 정상회의에서는 현재의 위기들에서 이익을 얻고 있는 ADB와 신자유주의 정책과 같은 기존의 국제 금융 기관들의 활동에 대해 분석했다. 또한 ADB에 의한 토지 시장과 자유화에 맞서서 민중들의 토지권 보호와 식량 주권을 실현의 중요성, 그리고 자본의 약탈 행위로부터 자연 자원을 보호하는 방법으로써 본래의 토지 개혁 및 식량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민중들의 토지 접근성을 보호하고 포괄적인 토지 개혁 실행을 위해 각각의 나라에서 폭넓은 시민사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전략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회의를 마친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서 “ADB 프로그램이나 차관은 아시아의 빈곤한 개발도상국에서 빈곤 퇴출을 위한 작업이라고 주장하나 사실은 광물이나 석탄, 석유, 가스, 농업, 어민들에게 일어난 경제 정치적 사이포닝은 가난한 국가들이 아닌 부자 나라들에게 이익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실제 부자 나라들에게 ‘값싼’ 기금을 제공하는 것은 가난한 나라와 개발도상국들” 이라고 주장했다.

민중들의 정상회의는 개발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급히 필요하며, 경제적 해결책만으로는 현재의 부정의와 불평등을 완전히 해결할 수 없으므로 대안적 노력을 지원하는 정치적 결정이 필수적임을 주장했다. 또한 대안적 개발 지원은 연대에 기초해야 함을 분명히 했다.

〈김혜숙 비아 캄페시나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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