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생산자단체 맞나?

자회사 농협무역 미국쇠고기 수입…농민단체 비난 봇물
지역농민도 지부 항의방문 잇따라

  • 입력 2007.09.08 11:36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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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무역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유통시킨 사실이 드러나자 농민단체들이 연일 성명을 내고 농협을 비판했으며, 지역에서는 농협중앙회 시군지부를 방문,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과 한미 FTA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할 것 등을 요구했다.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무역이 올해 수입한 미국산 쇠고기는 3백50만 달러 상당인 6백69톤을 계약 체결해 3백69톤이 통관 중이며, 나머지 3백톤은 10월 중에 수입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무역은 이와 과련, 농협이 국방부 수입쇠고기 납품단체로 지정돼 있어 군납 공급물량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수입했다고 해명했다.

▲ 지난 6일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감시단과 범국본이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무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특히 농민단체들의 거센 항의가 연일 계속되자 농협무역은 설명자료를 통해 광우병 안전성 위험과 한미 FTA 국회비준 갈등 등이 상존하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의 이미 계약된 물량은 도매판매하고, 판매 수익금은 한우 소비촉진을 위한 자조금 출연과 수출자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방부와 맺은 ‘군 급식품목 계획생산 조달에 관한 협정’에 의거해 군납물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군납용 수입육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문경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박의규), 전국한우협회(회장 남호경) 등 농민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농은 3일 성명을 통해 “전국 350만 농민은 전 국민의 건강권과 농민의 생존권이 경각에 달린 국면에 사실상 한-미 FTA를 기정사실화시키는 농협무역의 이 같은 조치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강력 비판했다.

특히 “농협이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한-미 FTA 찬성이라는 반농민적 작태를 서슴없이 벌여나간다면 전 국민의 신뢰를 잃음은 물론 스스로 몰락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한우협회도 4일 성명을 통해 “농협의 이중적 행태를 농민과 소비자에 대한 배신행위로 규정하고 즉각적으로 농민과 소비자에 대한 사과는 물론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수입중단과 농민들을 대변하는 투쟁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한농연도 성명을 내고 농협의 “농협은 쇠고기 수입 업무를,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특히 “농협이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면, 도지역본부 및 시군지부 점거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지난 5일 농협중앙회 경북도본부 앞에서 경산, 고령, 성주, 영천 등 시군농민회 회원들이 한미 FTA 저지 대구경부운동본부와 함께 "광우병 쇠고기 수입 농협규탄 및 한미 FTA 전면무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국민감시단은 6일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농민 팔아 돈 챙기고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농협중앙회는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농 경북도연맹, 전남도연맹, 제주도연맹 등도 성명을 내고 농협중앙회를 강력 비판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농협무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지역농민들의 거센 항의도 연일 잇따랐다. 경북도연맹은 5일 농협중앙회 안동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항의방문을 진행했으며, 전남 장흥군농민회와 광주시농민회가 4일 각각 농협중앙회 지부를 방문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이어 5일에는 곡성군농민회와 해남농민회가 해당 군지부를 항의 방문했다. 특히 광주시농민회는 지역본부장과 부본본장이 자리에 없자, 본부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한때 점거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농민들은 시군지부를 방문해 한미 FTA 민간대책위를 즉각 탈퇴,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 한미 FTA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할 것, 정대근 회장 사퇴 등을 요구했다.

〈전국 종합=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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