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농민조직-3>인도네시아 농민조합

경자유전 원칙 지키는 투쟁 전개

  • 입력 2009.03.22 19:00
  • 기자명 홍형석 전농 대외협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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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 퍼져 있는 약 1만8천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의 도서국가이다. 아시아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그러하듯이 인도네시아 식민지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602년부터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2차 세계대전기간동안에는 일본의 강점하에 있었다. 워낙 많은 섬들의 나라여서 공식언어는 인도네시아어이지만 어휘와 문법이 다른 600여개의 사투리가 쓰인다. 이번호에는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농민조직을 소개하고자 한다.

SPI의 탄생은 수하르토 정권의 몰락과 맞물려 있다. 1965년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수하르토는 33간의 장기독재를 하였다. 수하르토 정권 하에서 민중들에게는 표현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도 없었다. 1998년 7월8일, 인도네시아의 농민들은 수마트라 북부의 한 도시에 모여 FSPI의 건설을 선언하게 된다. 우리 말로 인도네시아농민조합연맹이라는 뜻의 FSPI를 2007년 인도네시아농민조합, SPI로 조직의 이름을 바꾼다.

수하르토 정권에 의해서 만들어진 ‘연맹’이라는 단어의 중앙집권적이고 전체주의적, 통제주의적인 느낌을 벗어나기 위한 결정이었다. 1998년 결성이 선언되고 1999년 첫 번째 총회를 치르고, 조직 명칭을 바꾼 지난 2007년 총회까지 SPI는 세 차례의 총회를 진행하였다. 워낙 넓은 지역의 섬들로 이루어져 지역의 농민대표들이 모이는 것이 쉽지 않아 4년마다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SPI의 회원들은 빈소농, 농업노동자, 원주민공동체의 농민들, 청년 농민들이다. 전체 약 1백만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30개주 중에 11개주에 조직이 있다.

SPI는 크게 다섯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첫 번째가 농업개혁을 위한 투쟁이다. 경자유전의 원칙을 가장 내세워 SPI는 주정부 소유지나 개인 플랜테이션 농장을 점거하여 지난 10여년동안 수십만 헥타르의 농지를 개간하였다 또한 정부를 압박하여 토지재분배를 통한 농업개혁 실현을 이룩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 왔으며 비록 2년이 미루어졌지만 농업개혁에 대해서 정부가 받아들인 상태이다.

두 번째는 식량주권 실현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식량주권은 외국농산물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들의 식량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결정할 권리이며, SPI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 번째는 가족농형태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농업의 실현을 위한 투쟁이다. SPI는 이를 위해 여러 지역에 교육센터를 만들어서 농민들을 교육하고 있으며, 교육센터를 더욱 늘리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네 번째는 반 신자유주의 투쟁이다. SPI는 초국적자본의 이익만을 보장해 주는 IMF, 세계은행, WTO에 의한 사유화, 신자유화, 탈규제화 정책에 반대하여 투쟁하고 있으며, 최근 세계은행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물사유화와 농지대출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농민인권을 지키기 위한 활동이다. 인도네시아 농민들은 농사를 지으며, 자신의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고자 해도 농사지을 땅을 가지기 어려우며, 언제나 영양부족에 노출되어 있다. 농민들의 권리를 명시함으로써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비아 캄페시나의 주요 활동으로 채택되었으며, 이제 전 세계 농민들이 함께 만든 농민인권선언을 바탕으로 농민인권국제협약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렇듯 인도네시아의 SPI도 식량주권을 지켜내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내고 있다. 세계화에 대항하는 대안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확산시키고 실현해내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에 맞서는 전 세계농민조직들과 민중들과의 연대만이 우리의 희망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홍형석 전농 대외협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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