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쓰인 한우자조금 ‘500억’, 어떤 변화를 만들었을까

소비확대·가격안정에 집중 투자...MZ세대 노린 신선한 홍보도

  • 입력 2024.03.27 19:18
  • 수정 2024.03.28 14:18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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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사룟값 상승, 공급량 증가에 경기 침체까지 겹쳐 축산업계가 어려운 지금, 각 자조금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특히 한우의 경우 생산비 대비 가장 심각한 가격부진을 겪고 있어 농가들은 한우자조금의 역할에 기대가 큰 상황이다. 이에 한우자조금의 2023년 사업 결산을 맞아 성과의 측면에서 어떤 결과를 냈는지 되돌아봤다.

한우자조금의 2023년 총 세입은 △한우농가 거출금 189억2844만원 △정부지원금 321억6130만원 △사업외수익 및 이월금 129억8548만원 등 총 640억7522만원으로 당초 목표 대비 102.4%의 실적을 달성했다. 한편 사업 집행을 위해 쓰인 총 세출은 △수급안정사업 323억1061만원 △소비홍보사업 72억1634만원 △교육 및 정보제공사업 35억4489만원 △유통구조사업 33억4788만원 △조사연구사업 7억7697만원 △운영관리비 18억6455만원 △기타 비용 13억5897만원 등 총 504억2023만원으로 당초 목표 대비 80.6%의 실적을 보였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소프라이즈 대한민국 한우세일'의 일환으로 지난 7월 카카오와 함께 진행했던 기획 행사 '한우 일리 있는 선택'. 한우자조금 관리위원회 제공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소프라이즈 대한민국 한우세일'의 일환으로 지난 7월 카카오와 함께 진행했던 기획 행사 '한우 일리 있는 선택'. 한우자조금 관리위원회 제공

 

수급 안정과 소비촉진에 역점

사업별 성과는 어땠을까. 2023년 사업수행에 있어 한우자조금이 가장 역점을 두었던 부분은 역시나 한우가격 안정을 위한 대응이었다. 우선 한우고기 소비 확대를 통한 가격안정을 노리고자 대대적 한우 할인판매 행사를 벌였는데, 소비촉진·수급조절용 추가예산 230억원을 지원한 정부와 함께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을 선언하고 주기적인 전국 규모 판촉에 나섰다. 농축협 판매장과 대형 유통점, 영농조합법인 등과 함께 대규모 한우 할인판매 행사를 연간 9회 실시한 결과 총 1254억원·3076톤 규모의 소비를 이끌어 냈으며 가격 지지에 있어 일정 수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수입육을 한우로 대체하거나, 3년 평균 사용량 대비 한우를 초과 소비하는 급식·육가공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원료육 차액을 지원하는 등 저등급 한우의 소비 확대 및 판로 개척을 위한 노력도 잇따랐는데, 이로써 정육 약 1140톤의 추가 수요를 발생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한우 암소 비육지원·온라인 한우장터 활성화 등도 함께 병행했다. 선제적 수급조절을 위해 진행했던 암소 비육지원 사업에는 총 11만3,000두가 신청해, 계획 대비 7.6%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한우자조금이 자체 운영하는 ‘온라인 한우장터’는 보통 명절에만 개설했으나 지난해엔 운영횟수를 6회까지 확대했는데, 소비자들도 이에 호응해 추석 판매기간에는 전년 추석 대비 90%가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해 전체론 약 75억원의 매출 실적을 내는데 성공했으며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수출량에 있어 성과는 미미하지만, 우리나라 바깥에서 한우의 신규 소비처를 발굴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기존 홍콩 외 신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세계식품박람회 참가, ‘한우데이’·팝업스토어 운영, 수출 홈페이지 제작, 해외 바이어 초청행사 등 국가별 맞춤형 홍보 활동이 새롭게 추진됐고 지난해 5월과 8월에는 각각 말레이시아·캄보디아와 첫 수출 계약이 이뤄지는 성과도 있었다. 이로써 지난해 한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62톤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조사·연구사업 통한 적극적 현안 대응

매년 한우산업·농가경영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하는 조사·연구 사업 분야에서는 올해도 몇몇 독특한 고찰이 눈에 띄었다. 과거 농협이 농지은행제도를 본 따 실험했던 ‘축사은행제도’의 한계를 짚고 현실화 방안·가능성을 새로 제시한 ‘축사은행제도 도입 방안 연구’가 대표적인 예다. 산업기반 붕괴를 막을 대책이 절실한 상황 속에 진행된 이 연구는 과거 조명 받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재발굴해 청년농·소농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밖에도 축산선진국 정책 및 탄소발자국 분석을 통한 저탄소 수입쇠고기 대응방안, 국내 조사료 생산체계 구축과 자급률 향상을 위한 방안, 농가 방문형 OPU 수정란 생산시스템 산업화·실용화 방안 등 한우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다양한 연구들을 마무리했다. 현재는 축산업계의 대체식품 대응 방향성을 제시할 ‘축산물 모방식품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 탄소중립 요구에 발맞추기 위한 ‘한우퇴비 사용 시 경작지에서 암모니아 배출원 규명 및 저감법 연구’ 등 실효성에 중점을 둔 연구들이 뒤를 이어 추진되고 있다.

 

 

새로운 시도 이어진 소비촉진 홍보

소비 홍보 측면에서는 ‘진심을 담다, 한우’라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신규 제작한 기존 매체 대상 광고 외에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 플랫폼을 통한 홍보활동 강화가 눈에 띄었다. 

특히 MZ세대의 한우 소비를 유도하고 친근감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성 깃든 영상 콘텐츠 제작을 시도했는데, 개그맨 박경호의 농장 체험을 통해 한우가 정성스레 길러지는 모습을 소개한 콘텐츠 ‘우리형’, 한우의 모습을 화가가 그림으로 그려내는 감성 콘텐츠 ‘그리고, 한우’ 등이 좋은 예다. 방송프로그램 협찬과 같이 인기 유튜버와 협업해 한우를 소개하는 전형적이지만 효과적인 유튜브 마케팅도 지속했으며, 한우명예홍보대사 셰프 4인이 소개하는 1분 남짓의 정육 레시피 영상을 유튜브에 남기는 등 정육 소비 촉진을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했다.

 

 

전통화 화가가 한우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그려내는 과정을 담아 한우의 가치를 조명한 영상 콘텐츠 '그리고, 한우' 한우자조금 공식 유튜브 갈무리
전통화 화가가 한우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그려내는 과정을 담아 한우의 가치를 조명한 영상 콘텐츠 '그리고, 한우' 한우자조금 공식 유튜브 갈무리

 

 

이동활 한우자조금 관리위원장은 한우자조금의 운용 방향성에 대해 “올해도 도축 두수 증가로 한우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만큼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한우가격 안정을 모토로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한우농가에서 어렵게 조성해 주신 한우자조금을 적재적소에 활용, 한우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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