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식대 2700원, 4년째 동결” 대학 청소·경비노동자들, 식대 현실화 촉구

"김밥 가격보다 낮은 한 끼 식대, 개선돼야"
용역업체 뒤에서 방관하는 대학들도 문제

  • 입력 2024.03.20 21:04
  • 수정 2024.03.20 21:08
  • 기자명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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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대학분회 청소·경비·주차시설 노동자들이 20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앞에서 ‘밥 한 끼를 지키는 투쟁’을 선포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대학분회 청소·경비·주차시설 노동자들이 20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앞에서 ‘밥 한 끼를 지키는 투쟁’을 선포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대학분회 청소·경비·주차시설 노동자(대학분회 노동자)들이 20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앞에서 ‘밥 한 끼를 지키는 투쟁’을 선포했다.

14개 대학분회 소속 3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투쟁선포식에서 노동자들은 △시급 270원 인상 △ 한 달 식대 2만원 인상을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대학분회 노동자들은 용역업체들과 집단교섭을 시작하며 △시급 570원 인상 △한 달 식대 2만원 인상 △상여금 25만원 인상을 제시한 바 있다. 대학분회 노동자들은 시급 50원 인상을 제안한 용역업체들과 집단교섭을 하다 결렬됐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내놓은 조정안은 시급 270원 인상과 한 달 식대 동결(내년 재교섭 권고)이었다. 

대학분회 노동자들이 받는 한 달 식대는 12만원이며 이는 4년째 동결된 상태다. 하루 두 끼를 먹는 이들의 식대를 계산하면 한 끼에 2700원 가량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명시된 서울시 김밥 한 줄 최저 가격 3323원보다도 낮은 실정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대학분회 청소·경비·주차시설 노동자들이 20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앞에서 ‘밥 한 끼를 지키는 투쟁’을 선포식을 연 가운데 김선종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대학분회 청소·경비·주차시설 노동자들이 20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앞에서 ‘밥 한 끼를 지키는 투쟁’을 선포식을 연 가운데 김선종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요즘 어딜가도 밥 한 끼 가격이 대부분 1만원을 넘는다. 그런데 한 끼 식대가격이 2700원은 해도 너무하다. 우리는 한 끼 밥값 1만원 인상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한 달 식대를 2만원 올려달라는 것”이라며 “원청기업인 학교는 용역업체 뒤에 숨지 말고 나서서 해결하라”고 비판했다.

이날 투쟁선포식 사회를 보던 류한승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은 “용역업체가 제시한 시급 50원 인상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만원 올려준다는 거다.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 우리 분회 중에 한국예술종합학교·서울시립대 등 학교직원으로 직접 고용된 곳이 있다. 이 분회들은 기획재정부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한 달 식대 14만원을 받는다”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정도로 맞춰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류한승 조직부장의 목소리에 맞춰 “새벽부터 일하는데 2700원이 웬말이냐”, “4년째 12만원 이렇게는 못살겠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식대 인상 쟁취하자”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연대 차원에서 참석한 학생의 지지 발언도 나왔다.

유지원 학생사회주의자연대 활동가는 “연세대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문구가 쓰인 교훈석이 있던데, 그 진리라는 것이 노동자 밥값을 착취할 수 있을 때까지 착취하라는 것인가. 이런 거 배우려고 대학에 다니는 건 아니다. 대학은 모두의 공간이어야 한다“며 노동자 권익에 눈감고 있는 대학을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대학분회 노동자들은 다음주부터 '한 달 식대 2만원 인상'을 촉구하기 위해 피켓 선전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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