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농협통해 양파 값 잡는다고?

  • 입력 2009.03.07 11:20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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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가 양파 가격을 잡겠다고 나섰다. 수입물량을 늘리고, 농협매장을 통해 할인판매하여 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고 한다.

양파 올해 의무수입물량(MM A)은 2만1천톤으로, 1∼3월에 7천5백톤을 앞당겨 수입하고, 1만3천5백톤은 7월 이후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다 좋다. 그런데 생산자단체인 농협을 통해 그것도 수입물량을 값싸게 판매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난해도 배추가격이 오르자 농식품부는 농협을 통해 할인 판매를 했다. 농협은 농민조합원의 것이지, 농식품부의 산하기관이 아니다. 농산물을 할인 판매하는 것은 결국 생산자인 농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지만,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농협을 대상으로 출하량을 늘리고 할인 판매를 강요하는 행태를 계속 반복해 오고 있다.

농협은 농민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좋은 가격에 유통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민에게 비싸게 공급하자는 것은 아니다. 생산비를 절감하고 유통마진을 최소화 해 발생한 이익을 농민에게 되돌리면 국민들도 안전한 국내산 농산물을 저렴하게 소비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농협을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개혁한다고 법률개정안을 내놓았다. 이번 개정안 중 인사추천위원회와 관련 정부가 개입해 농협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금같이 농협을 산하기관처럼 대하면서 농민을 위한 판매가 아닌 소비자만을 위한 할인판매를 강요한다면 이런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양파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철저한 조사로 사전 재배면적을 조절하고, 유통체계 개선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수입양파와 할인판매에 의존하는 것은 안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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