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매년 월동기 봉군소멸 피해현황을 수집하는 한국양봉협회(회장 박근호)가 해당 조사의 중간 집계결과를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역시 극심한 수준의 꿀벌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양봉협회는 매년 월동기 이후 회원농가들을 대상으로 벌꿀봉군 소멸피해를 자체 조사하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양봉협회가 회원농가 5537가구를 대상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들 농가는 월동 전 65만9252군의 총 봉군수를 기록했으나 이 중 현재 남은 봉군수는 53% 수준인 31만군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봉군 한 개당 벌꿀 1만5000마리가 들었음을 가정하면 벌써 51억마리가 사라진 셈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피해율은 최소 47%(인천·전북)에서 최대 57%(충남)로 나타나는 등 지역별 편차가 크지 않아 올해 역시 전국적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해의 경우 양봉협회는 최종 1만3190가구를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벌여 153만7270군 중 61.4%의 피해율을 보고한 바 있으며, 지역별로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75%에 이르는 피해율을 알린 바 있다.
이 결과는 양봉협회의 자체발표인 만큼 곧 이어질 각 지자체의 실태조사·지원사업 실적, 농촌진흥청의 조사결과 등을 함께 종합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일부 지자체들이 이미 양봉협회와 합동으로 조사를 진행하거나 추가 표본조사를 벌여 실제 피해를 확인하고 입식비용을 지원하고 있는 점, 현재 각지에서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월동률 0%’ 수준의 폐사 사례까지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낙관적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준경 한국양봉협회 광주광산구지부장은 지난 월동기 영농에 대해 “우리는 100통 중 30통 정도 살렸는데 광주지역에서는 이 정도가 가장 괜찮은 편이다. 200통 가운데 150통 넘게 날린 농가도 있다”라며 “따뜻한 겨울은 벌에 쥐약과도 같이 좋지 않은데, 동면해야 할 벌들이 날아다니면 살아날 수가 없다. 이번 피해는 작년 11~12월 초겨울 날씨가 엄청 따뜻했던 게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