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주민 “폐기물은 발생지가 직접처리 하라”

강릉 등 7개 지역 주민대책위 상경투쟁
‘매립장 건설’ SK·태영그룹 앞서 집회

  • 입력 2024.03.14 19:42
  • 수정 2024.03.15 08:54
  • 기자명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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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산업폐기물 시설 설치 저지를 위해 14일 서울 SK 본사 앞에서 강릉·경북·강릉·사천·천안·평택·예산·양양 등 7개 지역 주민대책위가 집회를 열었다.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산업폐기물 시설 설치 저지를 위해 14일 서울 SK 본사 앞에서 강릉·경북·강릉·사천·천안·평택·예산·양양 등 7개 지역 주민대책위가 집회를 열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각지에 산업폐기물 매립장, 산업·의료폐기물 소각장 등이 무분별하게 들어서 주민들의 건강권 침해와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소관인 생활폐기물과 달리, 산업폐기물은 민간기업이 처리한다. 이들 민간기업들의 맨 앞자리에는 대기업 태영그룹과 SK그룹이 있다.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산업폐기물 시설 설치 저지를 위해 경북·강릉·사천·천안·평택·예산·양양 등 7개 지역 주민대책위원회가 14일 상경했다.

공익법률센터 농본 및 환경운동연합이 함께한 이날 집회는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서울 종로 SK그룹 본사 앞에서 먼저 진행되고 여의도 태영그룹 본사 앞에서도 이어졌다.

집회를 통해 참가자들은 △SK와 태영의 무분별한 산업폐기물 시설 사업추진 중단 △산업폐기물처리의 공공성 확보 및 발생지 책임의 원칙 도입 △주민 감시와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산업폐기물 시설 설치 저지를 위해 14일 전국 7개 지역 주민대책위가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발언하는 장동진 충남 예산군 조곡그린컴플렉스 반대대책위원장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산업폐기물 시설 설치 저지를 위해 14일 전국 7개 지역 주민대책위가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발언하는 장동진 충남 예산군 조곡그린컴플렉스 반대대책위원장

장동진 충남 예산군 조곡그린컴플렉스 반대대책위원장은 “우리는 산업단지를 빙자한 SK의 쓰레기 매립장을 반대하기 위해 농번기에 일손을 놓고 달려왔다”라며 “매립장이 들어선다는 곳은 저수지도 있고 황새도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산업폐기물 시설이 들어선다고 한다. 서울에서 쓰레기가 발생하면 서울에서 치워야지 왜 예산에 버리느냐”고 성토했다.

강호천 경남 사천시 대진산단 산업폐기물처리장 반대대책위원장은 “SK 본사 앞 집회에 참석하려 새벽 5시부터 달려왔다. SK는 처음에 ‘일반 산업단지를 건립하겠다’ 했는데, 나중에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서야 한다며 말을 바꾸고 우리를 속였다”며 “근처에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도 있는데 이런 청정구역에 산업폐기물이 말이 되느냐. 돈은 SK가 벌고 쓰레기는 우리가 먹으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태영그룹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성수 강원 강릉·양양 지정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태영그룹쪽에서 환경에 유해한 지정폐기물 매립시설을 만든다고 했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분량인 904만톤의 폐기물을 넣겠단다. 더 큰 문제는 매립장이 바다와 농지 바로 앞에 생기는 것인데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 이 시설이 들어오면 농민과 어민은 죽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산업폐기물 시설 설치 저지를 위해 14일 전국 7개 지역 주민대책위가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발언하는 강호천 경남 사천시 대진산단 산업폐기물처리장 반대대책위원장.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산업폐기물 시설 설치 저지를 위해 14일 전국 7개 지역 주민대책위가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발언하는 강호천 경남 사천시 대진산단 산업폐기물처리장 반대대책위원장.

황성률 충남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전국에 있는 산업폐기물 매립시설에 다 매립하고 나면 업체들은 모두 떠난다. 돈은 SK·태영그룹 같은 기업들이 벌고 뒤처리는 세금으로 하는 것이다. 정부는 왜 이렇게 바보같은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기업들 이익만 챙기지 말고 이왕 비용을 들일 거면 국가가 나서서 산업폐기물을 공적으로 처리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사회를 맡은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주민의 피눈물이 보이지 않는가. 쓰레기 팔아 잇속 채우는 SK 규탄한다”, “기업만 배불리는 산업폐기물 정책 아웃시키자”라고 구호를 외쳤다.

한편, 농본은 지역의 난개발을 막고 주민들의 건강권·환경권을 지키기 위해 관련 조례 제·개정 운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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