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한국 원산 팥 품종이 중국‧일본산보다 종자 크기가 크고 수확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농진청)이 한‧중‧일이 원산지로 알려진 366개 팥 유전자원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다.
농진청은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보존하고 있는 팥 유전자원을 활용해 세 나라가 각각 선호하는 팥의 주요 농업 형질과 재배화 과정을 밝혀냈다. 재배화란 가치 있는 야생식물 유전자원을 인위적 방식으로 번식시키고 선호 농업 형질을 선발해 키워 재배 식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분석 결과, 한국은 종자 크기가 큰 유전자원, 중국은 개체당 꼬투리 수가 많은 유전자원, 일본은 꼬투리당 종자 수가 많은 유전자원을 각각 선호했고 품종 개량도 이에 맞춰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개체당 수확량(100개 종자 무게×개체당 꼬투리 개수×꼬투리당 종자 개수) 평균에서 한국산 팥 유전자원이 중국‧일본산 보다 큰 값을 보여 세 나라 중 수량 관련 농업 형질이 가장 뛰어났다.
한국산 팥은 종자 크기, 중국은 개체당 꼬투리 수, 일본은 꼬투리당 종자 수와 관련한 유전적 다양성이 다른 나라에 견줘 매우 낮았는데, 이에 대해 연구진은 예부터 각 나라에서 선호하던 농업 형질에 따라 반복적인 개체 선발이 이뤄져 해당 유전형질이 고정됐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라별 팥 농업 형질은 수확량, 지역별 재배 환경 적응성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한국산 팥은 개량을 반복하면서 다른 나라의 팥보다 수확량이 많은 유전적 특성을 갖추게 돼 중요한 품종 개량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중‧일 팥 유전자원의 농업 형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농업유전자원서비스시스템 ‘씨앗은행’ 누리집(genebank.rda.go.kr)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안병옥 농진청 농업유전자원센터 센터장은 “이번 연구로 팥의 농업 형질과 유전정보를 결합해 유전자원의 내력을 알아내고, 나아가 우리 원산 팥이 품종 육성의 중요한 재료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작물 유전자원을 평가해 수요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Plants(IF=4.658))에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