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수산물 유통의 ‘메카’, 서울 가락시장이 텅 비었다

  • 입력 2024.03.10 18:00
  • 수정 2024.03.10 18:29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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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시범 휴업이 실시된 지난 2일, 가락몰 3층 주차장에서 바라본 도매시장법인 경매장 앞 도로. 전국에서 농산물을 싣고 온 트럭들의 행렬로 가득했던 도로가 텅 비어있다.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시범 휴업이 실시된 지난 2일, 가락몰 3층 주차장에서 바라본 도매시장법인 경매장 앞 도로. 전국에서 농산물을 싣고 온 트럭들의 행렬로 가득했던 도로가 텅 비어있다.
시범 휴업이 실시된 한 도매시장법인 경매장의 텅 빈 모습.
시범 휴업이 실시된 한 도매시장법인 경매장의 텅 빈 모습.
하역노동자들이 농산물을 싣고 나르던 전동차가 경매장 한 편에 주차돼 있다.
하역노동자들이 농산물을 싣고 나르던 전동차가 경매장 한 편에 주차돼 있다.
한 도매시장법인 경매장 한 편에 가락시장 시범 휴업을 알리는 현수막에 게시돼 있다.
한 도매시장법인 경매장 한 편에 가락시장 시범 휴업을 알리는 현수막에 게시돼 있다.
가락시장 시범 휴업으로 한산한 경매장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가락시장 시범 휴업으로 한산한 경매장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서울 가락시장, 국내 최초 최대의 공영도매시장이다. 운영 주체인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가 밝힌 가락시장의 거래 규모는 연간 230여만톤, 하루 7,500여톤에 달한다.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이 취급하는 총거래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농수산물 유통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가락시장이 텅 비었다. 전국에서 각양각색의 농산물을 싣고 온 5톤 차량으로 빽빽하던 도로도, 차량에서 하역한 농산물로 가득했던 각 도매시장법인 경매장도 텅 비었다. 당연지사 차곡차곡 쌓여 있는 농산물 사이를 오가며 품질을 확인하던 중도매인들도 없었고 그 특유의 소리로 경매를 진행하던 경매사들의 모습도 없었다. 경매가 끝난 농산물을 사방팔방으로 싣고 나르던 하역노동자들도 없었고 이들이 운전하던 전동차는 경매장 한 편에 가지런히 주차돼 있었다.

지난 2일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시범 휴업이 실시됐다. 가락시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시범 휴업은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시행됐으며 이번이 3차 휴업이었다. 말 그대로 시장이 멈췄고 그 멈춤의 풍경은 평소의 분주한 시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전국의 농수산물이 매일같이 모이는 곳이기에 농민들은 시범 휴업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주 6일제 근무, 주야가 바뀐 근무환경 등 가락시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엔 동의하나 저장이 어려운 신선농산물의 출하가 일순 막히고 또 휴업에 따른 여파로 농산물의 홍수 출하 시 가격하락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며 시범 휴업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3차까지 진행된 가락시장 시범 휴업이 ‘시범’에 그치질 않고 ‘정기’로 확대 시행될 시 예상 가능한 그 피해는 오롯이 농민들이 떠안아야 한다. 시장이 멈추는 순간에도 농작물은 자라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시범 휴업의 결과로 서울시공사와 도매시장법인들의 전향적인 노동환경 개선 대책부터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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