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홍보’로 전락한 농식품부장관의 농민단체장 간담회

“대통령은 농지규제 풀겠다는데 장관은 식량안보 강조, 앞뒤 안 맞아”

농업현장‧농민실태 문제해결 의지보다 일방적 농업정책 홍보의 시간

  • 입력 2024.03.06 13:50
  • 수정 2024.03.08 12:19
  • 기자명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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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 세번째)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농업인단체장과의 소통 간담회'를 열었으나  정책홍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 세번째)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농업인단체장과의 소통 간담회'를 열었으나  정책홍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장관이 농민단체들과 진행한 간담회가 소통의 장이 아닌 정책 홍보의 장이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송미령 장관이 참석한 ‘농업인단체장과의 소통 간담회’ 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농식품부 측에선 송 장관과 각국 국장이, 농민단체 측에선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장, 김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장, 김민수 한국버섯생산자협회장, 박근호 한국양봉협회장, 김상기 한국친환경농업협회장 등 29명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송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첫째로 꼽는 것이 식량안보 유지다. 이를 위해 농민들이 걱정하지 않고 농사 지을 수 있게 농가의 소득 안정을 확보하겠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농민단체장들은 농식품부와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단체장들은 사전에 질의서를 작성해 농식품부에 제출했고, 이날 이에 대해 간단한 의견을 나누었다. 보다 자세한 답변은 추후에 전달될 예정이다. 

비공개 간담회 직후 본지가 복수의 단체장들에게 총평을 들어보니 “농식품부가 농민들과 제대로 소통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 농민단체장은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설명했는데,  농민단체들과 미리 소통하고 준비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현재 농업의 지표를 살피고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미래에 대한 대책을 제시해야 현장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는데, 일방적인 농식품부 정책홍보만 한 셈이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그린벨트를 비롯해 농지규제까지 풀고 있는데 농식품부 장관이 식량안보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B 농민단체장은 “큰 기대를 하고 참석한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지도 않을 것이란 생각에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다”면서도  “장관한테 ‘이 자리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식의 인사만 나오는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수입농산물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 이에 대한 질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C농민단체장은 “이상기후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으면 수입이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농민들 걱정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농산물 수입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농식품부에서는 만약 올해 수확량이 줄어 가격이 오르고 국민 여론이 좋지 않으면 수입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면서 “농식품부가 농민을 보호하고 농업생산 기반을 확보하는 것보다 물가관리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을 농민단체 간담회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라고 지적했다. 

D단체장은 “예산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간담회를 하는 것이라 공허했다. 많은 농민단체가 매년 같은 요구를 하는데 그걸 들어주지 않는다. 올해 농식품부 예산이 18조원을 넘었다고 하는데 농민과 농업이 처한 어려움이 농식품부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맹목적으로 ‘열심히 하겠다’ 는 식이었다”고 간담회를 평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농업인단체장과의 소통 간담회’를 열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농업인단체장과의 소통 간담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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