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전여농, 각료회의 맞아 WTO·FTA체제 중단 촉구

“자유무역이 만든 불평등한 세계질서 이미 끝났다”

  • 입력 2024.02.27 15:44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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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주요 선진국들이 WTO(세계무역기구)를 통해 자유무역의 기조를 지속하려는 데 대해 국내 농민단체들이 협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WTO는 지난 26일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서 4일간의 일정으로 WTO 제13차 각료회의(MC13)를 열었다. 이번 MC13에서는 기존 WTO체제의 존속을 위해 각종 분쟁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새로운 분쟁해결제도의 도입방안을 중점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럽과 인도 등지에서는 WTO체제가 식량과 농업위기에 책임이 있다며 개발도상국들의 요구대로 체제의 틀을 전환하라는 목소리와 함께 농민들이 대규모 집회 등의 행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도 27일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양옥희, 전여농)이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WTO 체제 및 이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현재 세계 각국이 보호주의 무역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는 데다 특히 식량의 반출에 대해선 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무역체제에 더 이상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란 지적이다.

전농과 전여농은 “이번 WTO 각료회의에서는 ‘WTO 개혁’이 핵심의제라고 한다. 여전히 자유무역의 환상을 버리지 못한 소위 ‘선진국’들이 마지막 한 순간까지 ‘개도국’을 착취하기 위해 WTO를 개혁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은 개도국 보호가 과도하다며 ‘공정하고 효과적인 분쟁해결제도’를 주도해, 이미 자신들에게 기울어진 저울의 추에 무게를 더하려 애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농업에 대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농업에 대한 국내보조가 무역을 왜곡한다며 개도국들에게 철폐를 종용하고 있고, 시장접근 없이 국내보조를 허용할 수 없다며 더 많은 나라에 농업개방을 강요하고 있다”라며 “정작 자국의 감축보조(AMS)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다. 지난 30년 자유무역의 결과로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농업을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 노골적인 착취야욕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농·전여농은 “이미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중심의 세계질서는 끝이 났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고 연이어 전쟁에서 패배하며 미국 패권의 두 축이던 경제패권·군사패권이 동시에 흔들리고, 이를 따라 정치패권마저 무너져가는 반면 ‘개도국’이라는 이름으로 착취 당하던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신흥국’으로 거듭나고 있다”라며 “자유무역과 자유무역이 만들어낸 불평등한 세계질서 역시 끝났고, WTO 또한 실체가 사라진 지 오래다. 과거의 영광에 갇힌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첨병 노릇을 하는 WTO 각료회의는 즉각 중단하고, 만국이 당당한 주권국가로서 ‘호혜·평등·자주’의 새로운 세계질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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