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당뇨 걱정이라면 식사 전 ‘이것’ 먼저 드세요

  • 입력 2024.02.25 18:00
  • 수정 2024.02.25 18:14
  • 기자명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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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당뇨는 발이 썩으면 잘라야 하는 당뇨발, 실명으로 이어지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의 질환을 유발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13% 가량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30% 정도는 비만이나 기타 대사질환을 앓고 있기에 당뇨는 흔하면서 무서운 질환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뇨를 피하기 위해서는 바꿀 수 없는 나이나 가족력에 집착하기보다는 식단, 운동, 금연, 금주 등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특히 채소를 위주로 한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혈당은 혈액 속에 흐르는 당분을 의미하며 우리 몸에 에너지가 필요할 때 쓰입니다. 밥을 먹으면 혈당이 높아지고 운동을 하면 혈당이 낮아집니다. 밥을 먹고 가파르게 혈당이 오르는 걸 혈당 스파이크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이때 신체는 혈당을 몸에 저장하는 인슐린을 평소보다 많이 분비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당분이 지방 형태로 몸에 빠르게 쌓이면서 비만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식후에 혈당이 가파르게 올라 높게 유지되면 갈증을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며 피로감을 쉽게 느끼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당뇨병, 심혈관질환, 치매 등 모두가 피하고 싶은 만성질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중에서 단당류를 피하는 게 좋습니다. 면이나 빵처럼 곡물을 갈아 만든 음식이나 콜라처럼 탄산음료에 많이 들어있는 설탕이 대표적인 단당류로 대체로 가공품입니다. 단당류 대신에 통곡물이나 식이섬유가 포함된 탄수화물을 섭취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보통 자연에서 그대로 온 채소나 과일이 이에 해당합니다. 지방이나 단백질 같은 다른 영양소와 함께 탄수화물을 섭취해 주시는 것도 혈당 조절에 효과적입니다. 음식에 포함된 탄수화물의 함량에 따라 혈당은 증가합니다. 그런데 지방이나 식이섬유소를 탄수화물과 함께 먹으면 포만감을 빨리 줄 뿐만 아니라 소화 시간이 길어지고 소화효소와 탄수화물 사이에 장벽을 만들어 혈당을 낮춰줍니다.

채소나 견과류를 먹은 다음에 밥이나 면 등 탄수화물을 먹는 것도 혈당 조절에 좋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탄수화물, 단백질, 채소를 섭취하는 순서에 따라서 혈당 수치가 달라졌습니다. 탄수화물-단백질-채소 순서로 먹었을 때보다 채소-단백질-탄수화물의 순서로 먹었을 때 식후 인슐린 수치와 혈당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았습니다. 즉, 식사할 때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로 먼저 위 안을 채운 다음 본격적인 식사를 합시다.

한편, 일각에서는 당뇨의 원인은 탄수화물이 아니라 단백질이라 주장합니다. 단백질 중에서도 특히 ‘육류’를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고기를 먹으면 단백질과 지방을 동시에 섭취하게 되는데 단백질은 인슐린을 증가시키고 섭취한 지방은 근육세포 안으로 들어갑니다. 근육세포 안의 지방은 인슐린이 작용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염증을 일으켜 지방이 몸 안에 쌓이게 만듭니다. 더불어 염증을 유발하는 육류를 적게 섭취하고 항산화 물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로 대체하면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혈당 조절을 위해 채소-단백질-탄수화물의 순서로 식사하는 게 좋으며 과일, 채소 등을 위주로 드시는 게 좋습니다. 탄수화물의 경우에는 정제 곡물이나 설탕은 피해주시되, 통곡물이나 과일은 편하게 드셔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곡물을 갈아서 마시거나 과일을 착즙하여 주스로 만들어 드시면 오히려 혈당이 급격하게 오를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합니다. 식습관과 함께 식후에 10분이라도 걸으면 지방으로 바뀌는 포도당의 양이 대폭 줄어듭니다. 이번 시간에 알려드린 식습관과 함께 당뇨를 피해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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