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농민들의 송전철탑 반대 운동, 야생생물 보호활동으로 확대

소들섬 철탑 지중화 요구 잠시 중단 … 철새 먹이나눔 활동 전개

  • 입력 2024.02.23 09:00
  • 수정 2024.02.23 09:02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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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지난 19일 당진시 우강면 부장리 농민들이 소들섬 송전철탑 주변에 찾아오는 철새들을 위해 6,000여평의 논에 벼 2톤과 미꾸라지 40kg 등을 뿌리며 철새 먹이나눔 활동을 전개했다.
지난 19일 당진시 우강면 부장리 농민들이 소들섬 송전철탑 주변에 찾아오는 철새들을 위해 6,000여평의 논에 벼 2톤과 미꾸라지 40kg 등을 뿌리며 철새 먹이나눔 활동을 전개했다.

 

10여년 넘게 충남 당진시 삽교호 소들섬의 송전철탑 지중화 요구 투쟁을 전개하던 삽교호 소들섬 인근 지역 농민들이 이번엔 철탑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철새들을 위해 먹이나눔 활동을 추진해 생태운동가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당진시 우강면 부장리 농민들은 소들섬 송전철탑 주변에 찾아오는 철새들을 위해 6,000여평의 논에 벼 2톤과 미꾸라지 40kg 등을 뿌려줬다. 농민들은 “철새 먹이나눔 행사는 이번이 네 번째다. ‘새들이 살 수 없는 철탑 주변엔 사람도 살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이 지역(소들섬)이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게 꾸준히 노력해 2022년 보호구역 지정을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우강면 농민들은 소들섬의 야생생물 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지난해 ‘소들섬과 우강사람들’이라는 비영리단체를 결성했으며 이후 본격적으로 야생생물 보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유이계 소들섬과 우강사람들 대표는 “이 지역은 철새도래지다. 이에 9년 전부터 생물 다양성 지속을 위한 볏짚 썰어주기 등 먹이사업과 보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에 따르면 소들섬 지역의 철새 먹이사업과 보호활동은 시민단체와 학생 등과 꾸준히 함께하고 있으며 그 덕에 가을이 되면 큰기러기를 비롯해 가창오리, 고니 등이 특히 많이 찾아오는 편이다.

조한영 당진시 기후위생과장은 “새먹이 지원은 물론 탐조대를 설치하는 등 당진시 역시 주민들의 보호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삽교호부터 시작하려고 계획 중인 해안선 관광개발과 철탑 지중화 사업도 이와 병행해서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트랙터로 직접 벼 알곡을 뿌린 이봉기 철탑 반대 대책위원장은 “고압 송전철탑이 세워진 뒤부터 도요새와 가창오리 등 철새들이 철탑과 전깃줄에 부딪혀 죽고 있다. 무엇보다 환경부가 야생생물 보호구역의 고압철탑 지중화를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날아올라 군무를 연출하는 가창오리들과 고니를 감상·촬영하려는 탐조객들 그리고 아름다운 삽교호와 주변 경관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로 소들섬은 당진시의 새로운 생태관광지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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