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참외 수정에 꿀벌 부족하면 ‘뒤영벌’ 쓰세요”

농촌진흥청, 봄철 뒤영벌 이용 매개기술 개발
"3월 수박 착과율·참외 수확량 꿀벌과 비슷"

  • 입력 2024.02.19 15:57
  • 기자명 한우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참외꽃에 앉은 뒤영벌의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참외꽃에 앉은 뒤영벌의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최근 월동 꿀벌 폐사 현상이 잦아지면서 수박과 참외 수정에 필요한 꿀벌의 부족으로 인한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농진청)이 이에 대응해 수박과 참외 수정에 부족한 꿀벌을 대체할 수 있는 ‘뒤영벌’의 사용 기술을 개발해 소개했다.

수박이나 참외는 암수 꽃이 따로 피는 ‘단성화’ 작물로, 화분매개곤충이 수꽃 꽃가루를 암꽃 암술에 묻혀주는 ‘화분매개’ 과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수박이나 참외를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주로 꿀벌을 양봉 농가로부터 구입해 사용하거나 인공수분을 통해 화분매개를 하고 있다.

뒤영벌은 꿀벌보다 좀 더 통통하고 큰 몸집에 가슴과 배가 털로 뒤덮여 있는 것이 특징인 화분매개곤충이다. 농진청이 이번에 개발한 수박·참외 뒤영벌 이용 기술은 수박과 참외 수정 시기에 작물 재배면적과 재식밀도에 따라 뒤영벌 수를 조절해 투입하고 벌통을 관리해 작물을 안정적으로 수정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수박에는 3월 수정 일정 때 사용할 수 있다. 비닐온실 660㎡ 기준 뒤영벌 150마리가 든 벌통 2개가 필요하다. 투입 시기는 암꽃이 피기 2~3일 전이고, 투입된 이후 7~14일 동안 벌을 사용할 수 있다. 벌 사용 이후 농약 사용은 자제하고, 수정 상황에 따라 착과제를 추가로 사용한다. 4월 중순부터 5월 이후에는 비닐온실 내부 온도가 높아져 벌이 죽거나 유실될 수 있으므로 뒤영벌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참외에는 2월 말부터 사용할 수 있으며, 비닐온실 660㎡ 기준 뒤영벌 150마리가 든 벌통 1개가 필요하다. 벌통을 투입하고 40~50일이 지나면 새로운 벌통으로 교체하는데, 참외 생산기간 온실 당 3개 내외의 벌통을 사용하게 된다.

참외 온실은 한낮 실내 온도가 35도 이상 올라가므로, 비닐온실 밖에 벌통을 놓고 사용해야 한다. 3월에는 밤 추위나 비 피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스티로폼 상자에 넣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뒤영벌을 고를 땐 벌집이 밝은 노란색을 띠고 번데기 방이 있으며, 벌집을 살짝 두드렸을 때 ‘윙’하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벌무리(봉군)를 선택한다. 농약을 사용할 때는 전날 저녁 반드시 벌통 입구를 닫고 농약이 닿지 않는 외부에 보관한 후, 사용 2~3일이 지난 뒤 다시 투입한다.

농진청은 이 기술을 수박과 참외 시험 재배지에 적용한 결과 3월 수박에서는 꿀벌과 같은 수준의 착과율(96.9%)을 보였다고 밝혔다. 참외에서도 3월에서 6월까지 10아르(a)당 생산량이 4,524kg으로 나타나 꿀벌(4,557kg)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으며, 특히 인공수분과 비교했을 때는 수확량이 5% 이상 늘었다고 덧붙였다.

농진청은 수박과 참외 뒤영벌 이용 기술을 신속히 보급하기 위해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이용 교육과 기술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상미 농촌진흥청 양봉생태과장은 “화분 매개용 벌 이용은 수박, 참외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필수요건”이라며 “꿀벌이 부족한 시기에도 뒤영벌을 대신 사용하면 수박, 참외 농가에서 걱정 없이 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라고 기대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