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갑자기 체했을 땐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 입력 2024.01.28 18:00
  • 수정 2024.01.28 20:17
  • 기자명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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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갑자기 속이 메슥거리고 입맛도 없어지고 약간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가슴이나 명치가 답답하니 뭔가 막힌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체했을 때 느끼는 증상들입니다. 심하면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으슬으슬 추운 오한이 들기도 합니다. 구역질이나 구토가 나기도 하고 설사를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갑자기 체하게 되면 참 당황스러운데요, 이럴 때 집에서 간단하게 해볼 수 있는 응급처치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손과 발에 피를 내는 것입니다. 흔히 손을 딴다고 표현하지요. 란셋이 집에 있다면 란셋을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란셋이 없다면 바늘을 이용할 수 있는데요, 충분히 소독한 뒤에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손을 딸 도구가 마땅치 않고 소독할 게 없다면 손 따기와 발 따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다른 방법들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손과 발은 모두 엄지손가락에서 세 군데, 엄지발가락에서 두 군데를 따게 됩니다. 엄지손가락에서는 엄지손톱의 양쪽 세로 선을 따라서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손톱 끝에서 1~2mm 정도에 약간 움푹 들어간 느낌이 나는 곳이 있습니다. 이렇게 양쪽 끝을 따 주시고 이 두 곳의 가운데를 합해서 총 세 군데를, 피를 내시면 됩니다. 손을 딸 때는 손을 아래로 내리고 어깨에서부터 탁탁 두드려 주면서, 피를 엄지손가락으로 짜준다는 느낌으로 쓸며 내려와서 엄지손가락 주위를 꽉 잡아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엄지손가락 끝에 피가 몰려서 빨갛게 되는데요, 그 상태에서 따줍니다. 이때 최대한 피가 안 나올 때까지 충분히 피를 많이 빼주는 게 좋습니다. 엄지발가락도 엄지손가락과 같은 부위를 따주는데 여기선 양쪽 끝에만 따주시면 됩니다. 엄지발가락에 피를 낼 때도 위에서부터 쭉쭉 짜준다는 느낌으로 피를 모아서 엄지발가락 주위를 꽉 잡아준 뒤에 피를 내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손을 따고 나면 트림하게 되면서 체한 것이 내려가거나 오히려 구역질이 나서 구토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대변을 보러 가게 되기도 하는데요, 그때그때 몸 상태나 어디가 체해 있냐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옵니다.

두 번째로 체했을 때는 기본적으로 배를 따뜻하게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핫팩이 있다면 가슴이나 명치, 아랫배 등을 전체적으로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은데요, 현재 제일 불편한 곳 위주로 찜질을 해주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도 좋습니다.

다음으로는 지압 자리입니다. 체했을 때는 사관혈이라고 불리는 합곡, 태충 등을 이용해 볼 수 있습니다. 합곡은 손등에서 엄지손가락과 2번째 손가락 사이에 손을 모으면 볼록 튀어나오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태충은 발등에서 엄지발가락과 2번째 발가락 사이에 있습니다. 손과 발의 차이만 있을 뿐 합곡과 태충은 비슷한 위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충 근처를 눌러보다 보면 유달리 아픈 곳이 있습니다. 그곳을 강하게 지압해주시면 됩니다. 

곡지혈은 팔을 굽혔을 때 팔꿈치에서 주름이 잡히는 곳의 끝에 있습니다. 그 근처를 눌러보면 아픈 곳이 있습니다. 그곳을 지압해주시면 됩니다. 백회는 대략 머리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양쪽 귀끝 선을 이은 선과 얼굴 정중앙을 이은 선이 만나는 점이 백회입니다. 손으로 가볍게 톡톡톡 두드려 주시면 됩니다. 백회나 곡지, 합곡은 변비가 있으신 분들에게도 좋은 혈 자리입니다.

다음으로 내관혈은 손목 안쪽에 있습니다. 손바닥이 보이게 한 상태에서 손바닥과 손목이 만나는 곳에서 손목의 정중앙으로 아래로 2~3cm 정도 내려가면 내관혈입니다. 내관혈은 모든 내장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혈 자리인데요. 체했을 때뿐 아니라 임신해서 입덧이 심할 때나 병원에서 수술 후 마취가 풀릴 때 구역, 구토가 있을 때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관혈도 정확하게 혈 자리를 찾으려고 하시기보다 손바닥에서부터 팔꿈치 쪽으로 조금씩 눌러보다 보면 아픈 자리가 나옵니다. 그곳을 잘 풀어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체했을 때는 한의원에서 침 치료나 부항 치료, 뜸치료, 추나 치료 등이 모두 도움이 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 중에서도 내소산, 평위산, 삼출건비탕, 이중탕 등 증세에 따라 다양한 처방이 가능하니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진료받으시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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