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쌀값 4개월째 하락 … 농식품부, 기재부와 쌀 추가매입 논의 중

농민들 “정부, 시장격리곡 방출 안 한다 약속해야”

  • 입력 2024.01.26 22:25
  • 수정 2024.01.29 16:04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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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2023년산 쌀값이 4개월 내내 맥없이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지쌀값은 신곡 가격이 반영되는 지난해 10월 5일 5만4,388원(20kg)이었으나 11월 15일자부터 5만원대를 밑돌았고, 지난 15일엔 4만8,958원를 기록해 4개월간 10%포인트(5,430원)나 하락했다. 설 전에 쌀값을 안정시킬 추가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말 ‘민간재고 5만톤’ 추가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산지쌀값 부양에 힘을 쏟았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산지쌀값이 계속 떨어지는 것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두 가지 해석을 내놨다. 하나는 통상적인 쌀값 하락기라는 점인데 낙폭이 커진다는 것은 부담이라고 설명했으며, 우려할만한 재고수준은 아니어도 농협에 몰려있는 재고량이 싸게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농산물 할인쿠폰 대상에 현재 쌀은 제외돼 있다. 다만 지난해 수확기에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시행한 대대적인 쌀 할인판매 영향이 다소 남아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대책도 고심 중이다.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공공비축미 산물벼를 정부가 전량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현재(24일) 90% 가량 들어왔다. 이 물량을 빨리 빼내고, 원조용으로 민간에서 5만톤을 매입키로 한 것도 이번 주에 배정이 끝나 정부 창고로 이송할 계획이다. 이런 물량들이 농협창고에서 빠져나가면 가격 흐름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미 나와있는 대책들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는 것을 우선하되, 새해 들어 두 번 연속 낙폭이 커지는 문제에 대해선 ‘추가 매입’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현장에선 ‘정부가 공매한 쌀을 시장에 방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우선시했다. 채성석 순천시농민회 해룡면지회장은 “2023년산 쌀 매입량이 많아 농협의 재고 부담이 크고, 인근 고흥·해남 등의 곡창지역의 경우 민간RPC들이 매입에 소극적이다 보니 농민이 보유한 쌀이 상당하다”고 실태를 전했다.

채성석 해룡면지회장은 “정부가 시장격리한 나락들을 어느 시점에 공매하지 않겠나 하는 기대심리가 커서 민간RPC들이 나락매입에 소극적인 것”이라며 “시장격리 물량을 시장에 풀지 않겠다는 약속, 농협과 농민들이 보유한 재고량 매입 계획이 나와야 쌀값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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