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개혁, 지금이 적기

  • 입력 2024.01.14 18:00
  • 수정 2024.01.14 18:39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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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농협중앙회장 공정·정책 선거를 위한 농협중앙회 민주적 개혁과제 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210만 농민조합원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의 회장 선거가 이달 25일 열린다. 이번 선거에서는 1,111명의 회원농협 조합장들이 직접 뽑는 ‘직선제’가 재추진된다. 특히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농협법 개정과 맞물려 있어 농민조합원들은 다양한 개혁 의제와 혁신적 공약이 제시되고 또한 실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모아낸 자리가 이번 국회 토론회였으며 다양한 개혁의견이 나왔다.

농협중앙회는 농민조합원을 위해 존재해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은 실망감을 안겼다. 생산비가 폭등해 농사를 짓기 어려운 상황, 기후재난 문제, 불공정 유통 문제 등 농민들이 매일 겪는 어려움에 농민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줄 농협중앙회가 돼야 한다.

농협중앙회의 수익이 1조3,000억원 이상이라는데, 벼랑 끝에 서 있는 농민조합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실정이다. ‘농협’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도시농협들이 살림살이가 어려운 농촌농협을 도와 상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생색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 매우 아쉬운 실정이다. 점점 위축되는 농업·농촌·농민의 현실 속에 농협은 엄청난 규모의 물적·인적 토대 위에 움직이고 있는 생산자조직이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앞으로의 10년을 좌지우지할 중요한 선거이며, 아울러 농협법 개정과 농협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의 물꼬 역할을 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무엇보다 농민조합원의 비판과 요구에 귀를 열어야 한다. 농협과 조합원의 신뢰 관계가 회복되면 변화를 추구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조합장 직선제로 당선된 제25대 농협중앙회장에게 이번 토론회에서 제안한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앙회의 지배구조 안에서만 수익이 고착되는 것을 개선할 것, 둘째 조합원들의 여론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 셋째 농업의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에 역점을 두라는 것, 넷째 농협중앙회 신용사업·경제사업 분리에 대한 평가 등이다. 농협개혁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돼 있는 상황이다. 물론 셀프연임법이 개혁성을 퇴보시켰지만, 농협개혁을 견인할 의미 있는 내용도 다수 담겨 있다. 이번 개혁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농협의 주인은 농민조합원이라는 점에서 2022년 농업소득이 948만5,000원인 것을 농협중앙회는 민감하게 받아야 한다. 농민조합원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1,100% 상여금과 창립기념일 상여금으로 6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일을 농민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금융지주에 수익이 쌓이는 구조를 변화시키고, 조합이 사용한 경제사업의 이용이 경제지주에 쌓이는 구조를 만드는 계기가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기점으로 제도화되길 바란다. 그래야 대출금의 이자율을 낮추거나 농자재값을 낮추는 등 농민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하고 민주적이며 정책이 풍성한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통해 농협개혁의 이정표를 세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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