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2024년에도 함께 손잡고 우리 농업을 지켜갑시다

  • 입력 2024.01.01 00:00
  • 수정 2024.01.01 00:2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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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농자천하지대본 이루는 새해 되길

정종민(57, 강원 홍천)
정종민(57, 강원 홍천)

존경하는 농민 여러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청룡의 기운을 받아 우리 농민들의 소득이 안정되고, 청정 농촌을 보전하며 농업을 후대에 잘 전할 수 있는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해 홍천군농민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많은 일을 했지만 그중에 농산물 최저가 조례 제정과 농민수당 쟁취, 반값 농자재 지원 등의 투쟁이 승리하면서 농민들의 자긍심을 높였습니다.

2024년 새해에도 우리 농민들의 소득이 안정되고 농업과 농촌이 잘 보전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그릇된 행정을 비판하고 올곧은 대안을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다 함께 투쟁해 진정한 농자천하지대본을 이루는 갑진년 새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한국농정〉, 청년농민과 농업 미래 밝히자

정주용(35, 충남 서천)
정주용(35, 충남 서천)

‘맨땅에 헤딩’으로 귀농한 지 4년차, 작년까지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이했지만 올해는 희망의 쪼가리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정부 정책 잘 따라서 농지은행에서 농지를 늘리고 콩농사를 늘려서 빚지고 기계도 마련했지만, 기후재난 앞에서는 그저 풍랑 속 종이배일 뿐이었습니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보식과 재파종이라는 고난의 행군을 걸어봐도 넘어설 수 없었던 기후재난은 수많은 청년농민들을 생존의 기로로 밀어붙였습니다.

그나마 <한국농정> 등 언론에서 청년농민들의 어려움에 주목해줘 개선대책이 나오게 하는 등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었다고 봅니다. 청년농민의 미래에는 좋은 언론이라는 동반자가 꼭 필요합니다. <한국농정>이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자세를 잊지 않고 청년농민들과 함께 한국농업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도 여성농민은 농촌의 희망입니다

이현숙(59, 전북 부안)
이현숙(59, 전북 부안)

농촌의 어려움은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농촌소멸이라는 화두가 제기되고,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는 농촌을 날로 옥죄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해는 농촌을 지키고 새 희망을 불어넣으려는 여성농민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예외 없던 수해에도 앞장서 연대하고 농촌의 성평등이 농촌소멸을 농촌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요소임을 몸으로 실천하면서 농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여성농민들의 활동이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서로를 사람답게 대접하고 이해관계에 상관없이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는 것이 사람 사는 재미가 아닐까요! 새해에도 여성농민들의 농촌을 향한 도전이 멈추지 않는 한 ‘농촌소멸은 개나 줘버려’라고 소리쳐 봅니다.

 

따뜻한 문화까지 먹이는 농업을 상상합니다

이상배(57, 경기 화성)
이상배(57, 경기 화성)

10여년 넘게 자살률 세계 1위, 교사들의 연이은 자살, 출산율 0.7% 세계 최저…. 이 죽음의 사회!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디스토피아입니다. 갈수록 첨단화되고 대형화된 대학병원이, 자본화된 종교가, 직업학원이 된 대학이 이 죽음의 사회를 넘어 생명의 사회를 손짓할 수 있을까요?

죽음의 사회를 회복할 최선의 길은 생명 중심의 살림농업입니다. 이 시대의 우울, 비만, 실업, 난임, 교육위기, 문화위기 등을 농업·농촌·농민이 품고 먹이고 재워서 회복시키겠다는 포용적 문화주의 농업으로 가야 합니다.

교육농업, 치유농업, 사회적 농업, 경관농업, 유기농업, 할머니·할아버지 농업 등 따뜻한 문화까지 먹이는 농업이 죽음의 한국사회를 생명의 사회로 여는 초석이라 생각합니다.

 

춥고 시린 시절, 삼동추처럼 견뎠으면

이은경(50, 경북 예천)
이은경(50, 경북 예천)

탄저병이 번진 고추밭 400여평을 일찌감치 정리하고 삼동추를 뿌렸습니다. 온 세상이 낙엽이 떨어지는 때에 우리 밭은 초록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이웃과 손님과 체험객들이 양껏 베어가도 점점 더 무성해지던 초록이 지금은 된서리에 축 늘어져 죽은 듯 보이지만 이른 봄이면 여지없이 초록을 다시 밀어낼 것이 분명합니다. 그때 또 넉넉히 나누어 먹고, 먹다 남으면 노란 유채꽃을 즐기고, 필요한 때에 갈아엎으면 거름으로도 유용합니다.

춥고 시리고 어처구니없는 시절을 저 삼동추처럼 견딜 일입니다. 생명을 품은 뿌리를 더 깊이, 더 튼튼하게 뻗어내릴 때인 것입니다. 그러다 때가 되면 하늘을 향해 잎을 내밀고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작고 여리지만 한데 어우러져 피어나면 환한 봄맞이로는 그만이지 않을까요. 우리 농민은 그 절기에 맞추어 사는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새해도 힘들겠지만 웃으면서 함께

이준규(38, 충북 괴산)
이준규(38, 충북 괴산)

지난해는 비와 고온 피해로 재배하던 다섯 가지 작물 중 세 가지(배추·무·옥수수)를 처음으로 폐기하는 경험을 했던 힘든 한 해였습니다. 집에서는 두 아이가 아기새처럼 입을 벌리고 있는데 아비가 되어 가져다줄 돈이 없으니 아내를 볼 면목이 없더군요.

그럼에도 윗대의 농민운동가 선배들 덕에 버틸 수 있는 한 해였습니다. 늘 부족하기만 한 저를 이끌어주며 어미새처럼 품어주는 지역의 농민운동 선배님들과 동료들이 있어 이 힘든 해를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젊은 농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따뜻한 농민회,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담아 전달해주는 고마운 <한국농정>, 제게는 무엇보다도 든든한 동지입니다. 새해도 우리의 농사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함께 걷겠습니다.

 

농촌에서 잘 버티며 살아가겠습니다

김지영(34, 제주 서귀포)
김지영(34, 제주 서귀포)

매년 달라지는 날씨와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월동작물 주산지인 제주는 겨울에도 따뜻한 날이 많아진 탓에 병충해가 자주, 많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꽃대가 빠르게 올라와 농산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절기와 맞지 않는 날씨로 인해 새로 배워가는 농부도, 오래 농사지어온 농부도 모두 농사짓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결국 단일품종으로 밭을 채우기에 위험이 커 올해부터는 다품종소량생산 방식을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생태농법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생태농법이야말로 기후변화의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먹거리를 걱정하며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농민을 존경합니다. 농민이 존중받으며 살아갈 날을 기대하며 그날이 오기까지 농촌에서 잘 버티며 살아가겠습니다.

 

`용처럼' 도전하고 성취하는 새해이길

김승애(53, 전남 담양)
김승애(53, 전남 담양)

여성농민들은 매년 쉼 없이 역사를 만들어왔습니다. 지난해에도 각종 투쟁의 선봉에 섰었고 끊임없는 교육과 자기성장을 이뤄왔죠.

그 결과 전남 여러 지역에서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지원금 확대를 이뤄내고 전국이 영농여건 개선교육으로 마을마다 열풍을 일으켰으며 전북은 필수농자재 지원조례도 이뤄냈습니다.

새해엔 또 어떤 도전이 우리를 맞이할까요. 여성농민을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는 일을 필두로 좋은 정책의 전국화와 우리의 특기인 토종종자 지킴 및 친환경농업 확대로 식량주권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겠죠. 전국 여성농민의 끈끈한 연대는 어떠한 도전도 두려움 없이 헤쳐나가게 할 것입니다. 부리부리한 청룡의 두 눈과 매서운 발톱처럼 말이죠!

 

전농과 〈한국농정〉, 영원하라

전주환(55, 경남 진주)
전주환(55, 경남 진주)

전국에 계신 농민 형제 여러분, 참으로 고단했던 한 해 살아내신다고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농민들은 한 번도 국가로부터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묵묵히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농민해방을 위해 투쟁의 현장을 누볐습니다. 전국 방방곡곡 들녘에서, 때로는 아스팔트 위에서 농사짓느라 고생하신 농민 여러분 존경합니다.

2024년은 좀 더 희망찬 한 해가 되길, 그리고 농민 형제 여러분의 가정에도 만복이 깃드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한국농정>도 농민대중과 함께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우리 편 신문으로 영원하길 바랍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한국농정>,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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