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뒤 ‘여름배추’ 사라진다

키위·난지형마늘은 전국 재배

농업체계 뒤흔드는 기후변화

  • 입력 2023.12.10 18:00
  • 수정 2023.12.10 18:38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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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로 앞으로 70년 이내에 국내에서 여름배추 재배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국내 대표적 고랭지배추 재배 단지인 강원도 안반데기. 한승호 기자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로 앞으로 70년 이내에 국내에서 여름배추 재배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국내 대표적 고랭지배추 재배 단지인 강원도 안반데기. 한승호 기자

앞으로 70년 이내에 남한에서 여름배추 재배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이 기후변화 예상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작물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다.

농진청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과일의 재배지 변동 예측을 발표한 바 있다. 남한 땅 내에서 사과는 2070년대, 배·복숭아는 2090년대부터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 가능하며 단감·감귤은 재배지가 대폭 확대되리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예측은 키위·난지형마늘·여름배추 3종을 대상으로 했다. 기후변화 국면에서 키위는 장래 유망작목, 마늘과 배추는 필수 대응작목으로 꼽힌다. 농진청은 현재부터 2100년까지 10년 단위로 이 작물들의 총 재배가능지(재배적지+재배가능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키위는 재배적지가 급격하게 늘어 2090년대에는 강원 영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난지형마늘도 비슷한 추세로, 2070년대에 남한 전체에서 재배 가능해지며 2100년대에는 강원도 산간 일부를 제외한 모든 땅이 재배적지가 된다.

반면 여름배추는 소멸 위기에 처했다. 여름철 배추 생산이 가능한 강원도 고랭지 지역이 지금껏 국내 배추 수급의 한 축을 담당해왔지만, 2050년대부터 급격하게 재배적지가 줄어들고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2090년대부터는 아예 남한땅 어디에서도 여름배추를 재배할 수 없게 되리라는 분석이다(재배적지 0ha, 재배가능지 3ha).

한편 이번 분석의 기반이 된 농진청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지난달 기상청으로부터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로 인증받았다. 김대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장은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뢰오 인증 취득으로 원예작물 재배지 예측에 공신력과 실용성을 확보했다”며 “주요 원예특용작물의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지속해서 확대 제작해 농업분야 기후변화 적응 대책 등에 선제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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