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최근 년간에 볼수 없었던 높은 수확고”

  • 입력 2023.12.03 18:00
  • 수정 2023.12.03 18:03
  • 기자명 김일한 동국대 DMZ평화센터 연구위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일한 동국대 DMZ평화센터 연구위원
김일한 동국대 DMZ평화센터 연구위원

2023년 11월초 북한 언론은 서해곡창지대인 황해남도, 황해북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남포시에서 “최근 년간에 볼수 없었던 높은 수확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극심한 자연재해를 이겨내고 풍작을 거두고 있는 농업발전의 놀라운 현실”이라는 발언을 통해 예고되기도 했다.

1년 농사실적은 봄작물 실적과 가을추수 결과를 종합해 평가한다. 북한 언론은 상반기에 “례년에 없는 풍요한 작황”으로 올곡식(봄작물)인 밀, 보리, 감자를 생산했고, 가을에는 서해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 평안남북도, 남포시에서 “최근 년간에 볼수 없었던 높은 수확고”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예년에 볼수 없었던 식량증산 소식이다.

특히 봄작물인 밀 생산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에서는 “올곡식다수확단위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대”했는데, “밀, 보리재배면적을 전년대비 수천정보 확대”한 것이 증산의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은률군 장련농장의 사례가 대표적인데, “올곡식이 너무도 잘되여 그것만으로도 한해 국가알곡수매계획을 큰소리치며 넘쳐 수행”했다는 것이다. 밀 수확량이 늘어나면서 농업위원회 산하에 밀가공기지건설련합지휘조가 조직되었고, 전국적으로 200여 개 시군 양정사업소에 밀가공설비를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가을추수 결과에 대한 북한 당국의 평가는 더 호의적이다. 대부분의 식량이 생산되는 서해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 평안남북도, 남포시에서 주요작물인 옥수수와 벼의 생산량이 모두 늘어났고, 이례적으로 간석지, 중산간지대, 산간오지 등 저수확지의 증산 보도가 유례없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가을 추수보도는 과거와는 다른 동향이 다수 등장했다. 가장 특징적인, 현상은 추수에서 주민분배까지 전체 추수과정 즉 △곡물생산계획 초과 완수 △ 국가알곡수매 △ 주민 결산분배를 구체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보도 사례를 살펴보자. 황해남도 배천군 역구도농장은 식량생산계획을 초과 완수해 국가수매와 주민 결산분배를 마친데 이어, 황해남도 전체가 알곡생산목표를 달성하고, 국가수매와 결산분배를 끝냈다. 남포시 온천군 증악농장도 정보당 평균 1.2톤의 곡물을 증산해 최고수확년도를 돌파하고 결산분배를 진행했다. 또한 구체적인 정보당 수확고 증산 사례도 다수 보도되었다. 평안남도 덕천시 청송남새농장은 정보당 1톤의 옥수수를, 숙천군 련화농장은 정보당 2톤 이상의 논벼를 증수했고, 숙천군 채령농장은 정보당 최고 10.8톤의 논벼를, 자강도 위원군 고보농장은 정보당 5톤 이상의 곡물생산계획을 초과 수행했다.

채령농장과 고보농장의 기록적인 증산실적은 휴경지를 복원한 기저효과로 보이는데, 저수확지 증산보도가 주목할만한 이유는 식량생산의 순증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섬을 연결해 조성한 간석지인 황해남도 배천군 역구도농장, 남포시의 간석지 온천군 증악농장, 평안남도 중산간지대인 덕천시, 개천시, 북창군, 증산군, 신양군 등 저수확지가 다수확농장으로 전환했으며, 평안북도 홍건도간석지의 수천정보에서 전년대비 좋은 작황을 보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북한 당국이 밝힌 식량증산 원인은 △밭관개 정비 △농기계 공급 및 가동률 향상 △비료공급 확대 △박막, 분무기 등 농자재 공급 능력 향상에서 찾고 있다. 과거와는 사뭇 다른 식량증산 보도동향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2023년 14.7% 증액된 농업예산과 함께 지난 9월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극심한 자연재해를 이겨내고 풍작을 거두고 있는 농업발전의 놀라운 현실”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