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텃밭으로 지역공동체 회복

한살림경기남부, ‘생태도시농부학교’ 프로그램 운영
지역 취약계층 먹거리돌봄으로 이어지는 도시텃밭

  • 입력 2023.11.26 18:00
  • 수정 2023.11.26 18:59
  • 기자명 문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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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문지영 기자]

한살림경기남부생협은 2021년부터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노인복지관의 독거 어르신들과 함께 먹거리나눔, 텃밭 활동, 요리교실 등을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의왕시 왕송호 인근 도시텃밭에서 상록구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농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살림경기남부생협은 2021년부터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노인복지관의 독거 어르신들과 함께 먹거리나눔, 텃밭 활동, 요리교실 등을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의왕시 왕송호 인근 도시텃밭에서 상록구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농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 왕송호 주변에 도시텃밭이 조성돼 있다. 한살림경기남부생협(이사장 김유진, 한살림경기남부)이 2021년부터 운영 중인 이곳에선 친환경농업 체험을 목적으로 현재 24세대의 조합원 가족이 이른바 3무 농법(무농약·무비료·무제초제 농법)으로 다양한 토종씨앗을 심고 씨를 받으며 농사를 짓고 있다.

도시농부 가족은 다양한 농작물로 농지를 채운다. 지난달 31일 방문한 도시텃밭 한쪽 편에는 토종작물인 구억배추와 반청무, 달래파가 쑥쑥 자라있었다. 또 다른 편에는 농작물의 공생 관계를 고려해 꾸민 퍼머컬처 디자인의 정원, 허브와 꽃만 따로 심은 구획도 있었다.

텃밭 운영을 맡는 한살림경기남부 먹거리위원회의 유경은 위원장은 “텃밭 활동을 통해 먹거리는 상품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며 파종부터 수확까지 일련의 생산과정을 아우르는 `생태도시농부학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날 텃밭을 방문한 이들은 텃밭을 분양받은 도시농부가 아닌 지역 어르신 20여명이었다. 이들은 넓게 퍼진 구억배추의 잎 부분을 잡고 조심스레 흔들며 쑥 뽑거나, 수확한 반청무와 달래파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텃밭을 크게 한 바퀴 돌며 허브꽃 등 여러 작물을 살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텃밭 활동이 끝난 후에는 동치미도 만들었다. 제철 먹거리인 무로 만든 요리는 김장철에 안성맞춤이다. 한살림경기남부 활동가들은 텃밭 활동부터 요리교실까지 함께 하며 어르신들에게 친환경농업과 토종씨앗 소개뿐 아니라 재료 손질, 칼 사용 과정의 안전까지 살뜰히 챙긴다.

어르신들은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상록구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독거노인들로, 지난 하지(夏至)에도 와서 감자를 캤다. 도시농부가 키운 농작물을 지역 어르신이 수확하면서, 도시텃밭은 지역사회 구성원이 서로 도우며 먹거리를 나누는 공동체 회복의 장이 된다. “농사의 경험과 수확의 기쁨을 지역 어르신 돌봄활동까지 연결하는 것은 ‘생태도시농부학교’의 도시농부만이 할 수 있는 돌봄활동”이라고 유경은 위원장은 덧붙인다.

한살림경기남부와 상록구노인복지관의 관계는 2021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학교 밖 청소년들과 함께 담근 김치를 복지관의 독거노인에게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먹거리 나눔과 텃밭 활동, 요리교실 등을 어르신들과 해오고 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복지관 어르신들과 구체적 관계를 쌓아온 것은 한살림경기남부 안산지역 조합원들의 돌봄활동모임인 ‘또바기살림’이다. ‘또바기살림’의 모임지기인 윤혜민씨는 “우리 사회 다양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식개선과 지역공동체 회복은 중요한 문제”라며 “순우리말인 ‘또바기’의 뜻인 ‘언제나, 한결같이’처럼 독거노인 외에도 학교 밖 청소년, 장애인 등 지역사회 취약계층과 함께 꾸준히 먹거리돌봄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제3차(2023~2027년) 도시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도시농업 참여자 300만명, 도시농업공동체 1,000개소 육성”을 목표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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