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먹거리돌봄, 어린이식당에서 함께

아이·부모 함께 만드는 한상 차림, 지역공동체까지 만들어져

  • 입력 2023.11.12 18:00
  • 수정 2023.11.12 20:58
  • 기자명 문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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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문지영 기자]

부산 동구 어린이식당과 한살림부산생협이 함께 운영하는 `지구를 지키는 기후밥상'은 참여하는 아이들의 관계 형성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난달 28일 어린이식당에서 영양밥을 짓고 난 뒤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놀이를 하고 있다.
부산 동구 어린이식당과 한살림부산생협이 함께 운영하는 `지구를 지키는 기후밥상'은 참여하는 아이들의 관계 형성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난달 28일 어린이식당에서 영양밥을 짓고 난 뒤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놀이를 하고 있다.

부산 동구 어린이식당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종합사회복지관(관장 조윤영)이 2019년부터 운영하는 곳으로, 동구 내 4개소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나눈다. 맞벌이 가족 등 주로 자녀 양육 부담이 큰 가정을 중심으로 어린이식당을 방문하고 있다.

어린이식당 담당자인 배금예 부산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업 2팀 과장은 “어린이식당은 단순한 무료급식소가 아니라 먹거리격차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지역사회 밥 공동체”라고 설명한다. 아이들은 맛있는 식사와 함께 동네 친구들도 만나고, 부모들은 양육 부담을 덜고 주민참여모임까지 만드니, 어린이식당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역공동체답게 다양한 지역주민과 지역단체가 동구 어린이식당을 만든다. 그중 한살림부산생협(이사장 장병윤, 한살림부산)은 작년부터 ‘지구를 지키는 기후밥상(기후밥상)’이라는 식생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기후위기와 우리 삶이 어떻게 연결돼있는지 밥상에서부터 사람들과 이야기하겠다고 약속한 ‘2022 기후밥상챌린지’는 약속한 사람 수만큼 한살림이 기금을 적립해 어린이 먹거리돌봄 사업에 기부하는 캠페인이었다. 한살림부산은 이를 통해 동구 어린이식당과 처음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기후밥상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후밥상의 메뉴는 영양밥과 시래기국, 채소쌈장이었다. 본격적인 요리를 하기에 앞서, 기후위기시대 밥상에 대한 교육과 함께 아이들은 항아리에 메주와 소금물을 넣고 장을 담갔다. 장이 맛있어지라는 마음을 종이에 적어 항아리에 붙였다. 이어 아이들은 밥을 짓고, 부모들은 국을 끓였다. 영양밥을 찌는 동안 아이들은 다 같이 놀이를 한다. 함께 놀고 이야기하며 관계를 쌓는 것도 매우 중요한 까닭이다.

작년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아이와 함께 기후밥상에 참여한다는 이정임씨는 “집에서도 같이 요리를 하고 또 기후위기의 주범인 공장식 축산과 육식에 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혜옥 한살림부산 식생활문회위원장은 “아이들이 식재료 손질부터 설거지까지 요리 전체과정을 스스로 해내면서 가족이 다 같이 한상을 차려내는 경험도 의미가 크다. 하지만 어린이식당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의 밝은 기운 덕분에 기후밥상 강사들도 힘을 받는다”면서 “기후위기 시대의 먹거리돌봄과 마을공동체 연결 속에서 모든 관계자가 보람을 느끼고 성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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