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농민들은 몇시에 일어나서 얼마나 일을 하시나요? 또, 장기간 여행을 가려면 어떻게 하시나요?
A : 농사짓는 규모나 품목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농촌의 진정한 주인인 영세 소농들의 경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상시간은 ‘날이 샐 때쯤’입니다. 여름엔 4~5시가 되고 혹한기엔 조금 늦어지겠죠? 일찍 일어나 일 나갈 준비를 마치고 날이 밝으면 밭으로 나갑니다. 소를 키우는 집이라면 소 밥을 챙겨줘야 하니 조금 더 일찍 일어나야 하지요.
일종의 자영업이니 노동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일은 하루종일 이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대부분의 중소농들은 다양한 품목을 나눠 짓는 복합영농을 하기 때문에 일거리가 끊임없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단, 여름철 정말 뜨거운 시간엔 더위를 피했다가 3~4시쯤부터 저녁까지 작업을 이어갑니다. 저녁에 귀가했다고 끝이 아니라 농산물을 선별하고 다듬는 일을 집안에서 하지요.
흔히 겨울을 농한기라 하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시설하우스 농사를 짓는다면 겨울은 없는 거고, 하우스가 없더라도 소규모 가공, 과수 전지 등 일거리는 차고 넘칩니다. 차라리 안전상 일을 쉬엄쉬엄 해야만 하는 혹서기가 농한기라고 하네요.
장기 여행을 가려면? 일을 몰아쳐서 해놓거나 미뤄놔야겠지요. 하지만 정말 매일 수확해야 하는 경우나 손이 많이 가는 농사는 봄·가을 좋은 향락철을 포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나 수고로운 농민들의 삶 덕분에 밥을 먹고 살고 있네요.
권순창 기자, 자문: 정영이 구례군농민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