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노인의 적정 단백질 섭취량

  • 입력 2023.10.29 18:00
  • 수정 2023.10.29 21:39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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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통상 나이가 들면 근육이 줄기 때문에 고기를 좀 더 먹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 양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선 누구도 선뜻 대답하긴 어렵습니다.

노화연구자들이 추천하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몸무게 1kg당 1g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즉, 60kg의 체중인 사람이라면 하루 60g의 단백질 섭취가 적당하다는 것입니다. 보통 고기 1인분(200g) 중 수분과 지방을 제거한 단백질량이 약 60g 정도인데, 이 정도 단백질량은 굳이 육류가 아니래도 계란이나 두부, 콩, 생선 등을 적절히 먹으면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런데 만약 고기를 좋아한다 해서 단백질량을 과다 섭취할 경우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다른 영양소와는 달리 단백질은 분해되면서 질소나 암모니아 등의 노폐물을 생성해 신장이나 간에 부담을 주게 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사과정에서 산성물질이 생성돼 혈액의 산성도를 증가시키는데 우리 몸은 이를 중화하기 위해 뼈에서 칼슘을 가져다 쓰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반복적인 과다한 단백질 섭취는 골다공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단백질 중엔 따로 섭취를 안 해도 우리 몸이 알아서 만들어 내는 단백질이 있는가 하면, 외부에서 섭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필수아미노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엔 이 필수아미노산이 고루 갖춰져 있기에 일정량 권장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식물성 식품 중, 메밀이나 풋콩, 아마씨, 치아씨 등엔 이 필수아미노산이 다 들어 있으며, 비록 필수아미노산이 일부 빠진 식물성 단백질이라 해도 곡류나 견과류 두세 종만 배합하면 얼마든지 필수아미노산을 다 섭취할 수 있기에 굳이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오히려 동물성 단백질에 많은 필수아미노산 중 메티오닌과 트립토판은 다량 섭취 시 노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 메티오닌은 특히 붉은색 살코기에 많고 트립토판은 유제품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육류를 소량 즐기는 것은 괜찮겠지만 운동 또는 근육감소를 이유로 과량섭취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이라 해도 우리 몸에 덜 해로운 순으로 나열하자면, 육류보다는 가금류가, 가금류보다는 생선류를 섭취하는 것이 우리 몸에 해로운 노폐물을 덜 생성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생선류엔 오메가-3가 풍부하여 단백질 섭취에 따른 부작용을 상쇄시켜 줄 것이며, 콩류나 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의 경우는 연구 결과 심장질환의 위험성을 많이 낮춰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노년의 근육감소는 단백질 섭취 증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근육을 골고루 자주 쓰는 일상활동 강화와 적절한 운동에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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