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청년들이 차리는 ‘청년독립밥상’

청소년쉼터 활동가·자활 청년 등 다양한 청년들 모여

“스스로 밥상을 차릴 수 있을 때 진정한 자립의 주체”

  • 입력 2023.10.15 18:00
  • 수정 2023.10.15 19:07
  • 기자명 문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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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문지영 기자]
 

청년독립밥상 청년들이 지난 6일 경남 거창 정규송 청년생산자의 유기농 포도밭에서 농장체험을 진행했다.
청년독립밥상 청년들이 지난 6일 경남 거창 정규송 청년생산자의 유기농 포도밭에서 농장체험을 진행했다.

배달음식·외식 등의 비율이 높아 새로운 먹거리취약계층으로 주목받는 청년세대. ‘청년독립밥상’은 ‘진정한’ 자립을 이루는 데 먹거리와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놓쳐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청년이 자신의 먹거리를 직접 고르고 스스로 밥상을 차릴 수 있을 때, 진정한 자립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한살림경남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사장 황미애, 한살림경남)은 한살림 먹거리운동의 일환으로 ‘청년독립밥상’을 운영, 경남지역의 청년활동가들과 함께 △친환경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 수업 △친환경 산지 방문 △지역 고등학교 방문 및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먹거리 선택의 중요성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연결하고 각자의 식생활 역량을 키우며, 청년 간 만남과 활동의 장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청년독립밥상에 참여하는 경남지역 청년활동가들은 주로 20대로 △청소년쉼터 ‘위카페 다온’의 봉사동아리 ‘그리다’ △창원발달장애인가활센터 △창원지역자활센터 △마산지역자활센터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거나, 가정위탁 보호가 종료된 청년들의 사회 적응을 지원하거나, 본인 스스로가 자립준비청년으로서 청년사업장을 운영하는 중이다.

청년독립밥상 청년들이 농장에서 직접 만든 와인과 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청년독립밥상 청년들이 농장에서 직접 만든 와인과 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청년독립밥상 청년들이 지난 6일 거창군에서 2대째 유기농 포도농사를 짓는 정규송 청년생산자의 밭에 모였다(농장체험 프로그램).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 풀이 무성한 포도밭이다. 2020년부터 정식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정규송 생산자는 “땅과 나무가 스스로의 힘으로 열매를 맺도록 돕는 농사, 순리를 지키는 농사가 유기농”이라며 유기농법의 가치와 원리를 소개한 뒤, 청년들과 함께 포도를 수확하고 직접 숙성한 유기농 와인을 나눴다. 다른 청년들의 자립을 지원하거나 자기 자신의 자립을 이미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먹거리와 농업을 고민하는 자립, ‘청년독립밥상’과 자립에 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갔다.

이지혜 창원지역자활센터 팀장은 “자립준비청년 자활사업으로 현재 유기농 샐러드바를 운영하며 청주에서 식재료를 받고 있는데, 유기농 생산지를 직접 방문하고 청년 유기농부와 이야기를 나누며 유기농의 가치와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어 뜻깊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청소년쉼터 ‘위카페 다온’의 봉사동아리 ‘그리다’ 활동가 전효정씨는 “다양한 모임을 통해 청년들이 계속 만날 수 있는 것이 좋다”며 “특히 식재료를 고르고 직접 요리하는 경험이 뿌듯했다. 앞으로도 청년독립밥상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뜻을 전했다.

한살림경남 청년독립밥상 활동 담당자인 황미영씨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청년들을 한자리에 모으기는 쉽지 않지만, 청년들의 식생활 자립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먹거리와 농업의 중요성을 함께 일깨우고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장을 만드는 것만으로 의의가 있다”며 “경남지역 청년활동가 간 네트워킹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청년독립밥상의 참여 청년들을 모두 불러 마무리모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념촬영하고 있는 청년들.
기념촬영하고 있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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