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공동체 형성 위한 새로운 공간, 공유냉장고

환경정의, 공유냉장고 활성화 위해 `구슬땀'

  • 입력 2023.10.08 16:00
  • 수정 2023.10.09 21:21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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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시민공간 나루에서 진행된 환경정의 주최 ‘원데이 클래스’에 참가한 시민이 주민들과 함께 만든 마파두부를 공유냉장고에 담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시민공간 나루에서 진행된 환경정의 주최 ‘원데이 클래스’에 참가한 시민이 주민들과 함께 만든 마파두부를 공유냉장고에 담고 있다.

지역주민이 공유부엌에서 함께 만든 먹거리를 공유냉장고에 넣고, 먹거리가 필요한 또 다른 주민은 그 냉장고에서 먹거리를 꺼내 간다. 돈 낼 필요 없이 그냥 가져가면 된다. 이러한 공유냉장고는 지역주민들이 먹거리로 서로를 돌보는 ‘거점’으로서 점차 주목받고 있다.

환경·기후정의 운동에 앞장서 온 시민사회단체 환경정의(공동대표 임종한·원 명·김진홍)도 지난달 6일 서울 마포구 ‘시민공간 나루(환경정의가 입주한 곳)’ 1층에 ‘나루 공유냉장고’를 설치했다.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시민, 예컨대 실직자나 빈곤층, 또는 너무 바빠서 먹거리를 제때 챙기기 어려운 사람 등이 상시적으로 먹거리를 이용토록 하고, 궁극적으론 먹거리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를 형성하자는 게 환경정의의 공유냉장고 운영취지다. 나루 공유냉장고는 환경정의와 우양재단이 함께 운영한다.

공유냉장고의 존재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공유냉장고 운영이 바로 근처 공유부엌에서의 활동과 연계되면 그 의미가 배가된다. 공유부엌은 다양한 주민이 모여 요리하며 관계를 맺는 공간으로, 이곳에서 상시적으로 요리 활동이 진행된다면 공유냉장고 속 먹거리도 더욱 다양하게, 안정적으로 공급된다. 만약 인근에 텃밭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환경정의는 지난 4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먹거리교육 ‘원데이 클래스’를 시민공간 나루 내 환경정의 사무실에서 처음으로 진행했는데, 이날 모인 주민들은 농산물 안전교육을 받은 뒤 사무실 내 부엌에서 함께 마파두부를 만들었다. 주민들은 정성껏 만든 마파두부가 담긴 플라스틱 용기 10여통을 공유냉장고에 집어넣었다. 환경정의는 ‘원데이 클래스’ 활동을 앞으로 매주 수요일 진행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나루 공유냉장고엔 어떤 먹거리가 들어갈까. 공유 가능한 식품은 △채소 및 식재료 △과일 △반찬류 등 반조리식품 △음료수, 빵, 떡 및 간식류 등이며, 공유 불가 식품은 △남은 유통기한이 2일 이내인 음식물 △주류 △약품류 △건강보조식품 △불량식품 △냉동고에 장기간 보관한 식품 등이다.

유재숙 환경정의 먹거리정의팀장은 “공유냉장고 운영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기에 우선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홍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종 여러 주민이 직접 구운 빵, 집에서 만든 반찬, 콜라 등 다양한 먹거리를 공유냉장고에 넣어 놓는다”며 “가공식품의 경우 기본적으로 가급적 넣지 않으려 하지만, 누군가가 넣으려 하면 막진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정의는 네이버 시민모금 플랫폼 ‘해피빈’에서 ‘공유냉장고 함께 만들기’를 위한 시민모금을 지난 8월 2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진행한다. 목표금액은 350만원이다(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91228?p=p&s=ns).

환경정의 측은 공유냉장고 활동에 대해 “재활용할 수 있는 먹거리를 나눔이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다. 먹거리 순환 활동을 통해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환경운동이며, 기후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시민운동”이자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는 민간 주도 비예산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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