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올해 쌀 생산량은 370만톤 내외가 될 전망이다. 신곡 수요량은 361만톤으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는 시장격리를 하지 않는 범위의 수급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행 양곡관리법은 ‘신곡수요량의 3%를 초과하는 물량을 시장격리할 수 있다’고 돼 있어서 이 기준을 대입하면 372만톤 이상 생산돼야 한다.
농식품부는 지난 5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농업전문지 대상 ‘2023년산 수확기 수급안정대책(안)’ 간담회를 열었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통계청이 조사해 발표하는 9·15 작황조사 결과가 내일(6일) 나오는데, 확인하지 못했다”며 “9·15 작황조사 이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생산단수 523kg(10a)과 올해 재배면적 70만8,000ha를 적용해 보면 생산량은 370만톤 내외”라고 설명했다. 신곡수요량은 361만톤으로 전망했으며, 이에 따라 ‘신곡수요량 대비 3%를 초과하는 물량’을 시장격리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쌀 생산량의 변수는 ‘일조량’이다. 9월 중순까지는 괜찮았던 날씨였으나 이후 비가 온 탓에 일조량이 적어져 신곡 생산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올해 기상변화가 잦아서 농촌진흥청과 통계청 모두 작황 추정이 어렵다고 했다”면서 “통계청이 9월 15일부터 22일까지 2023년산 쌀의 예상생산량을 조사했는데, 11월 14일경 발표되는 최종생산량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시 말해 올해 생산단수 523kg은 9·15 작황조사 전의 수치이며, 이후 일조량이 나빠진 것을 감안하면 생산단수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산지쌀값은 20만원(쌀 80kg)대를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부결 이후 정부가 20만원 수준을 약속했다. 지난달 25일 산지쌀값은 20만808원이고, 신곡 가격이 반영되는 10월 5일자 쌀값이 보통 10월 10일 발표되는데, 22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쌀 재고량은 8월 말 기준 △민간재고 13만4,000톤(2022년산) △정부재고 149만톤(2021·2022년산, 수입쌀 포함)으로 집계됐다.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민간재고량의 경우 9~10월에 15만톤 가량 소비되는 것을 감안하면 2022년산은 거의 소진됐다고 본다. 정부재고는 지난해 격리를 많이 한 탓에 적정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다. 올해 사료용·주정용 특별처분도 늘리고, 내년에도 사료용 등의 특별처분 계획이 있다. 적정량으로 관리해서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관건은 올해 신곡수요량을 초과하는 물량을 시장격리하는 것인데, 신곡수요량의 3%를 넘기려면 단수가 525kg은 나와야 한다. 앞서 설명드렸듯 격리요건에는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확기 쌀값의 기준이 되는 농협RPC 벼값 결정 상황에 대해선 “벼값이 확정된 철원지역 농협은 지난해 8만2,000원(벼 40kg)을 7만4,000원으로 낮췄고, 경기 여주지역을 확인해보니 작년대비 5,000원 가량 낮췄다. 반면 남부지역은 지난해 너무 낮게 가격을 결정했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 대비 1만2,000원 정도 수매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영재 익산시농민회장은 “현장에서 원료곡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면 가격은 조금 더 상향할 수 있다. 이럴 때 정부가 재고량을 방출하면 쌀값은 폭락하게 돼 있다. 이 부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특히 현재의 쌀값이 전년대비 얼마가 올랐는지에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 올해 생산비가 폭등한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