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농협중앙회(회장 이성희)에 회원조합 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중앙회의 느슨한 감독이 지역농협의 폐단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중앙회가 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은 지역 농·축협 조합장은 66명이다. 가장 많은 비위 유형은 직원채용 부적절(21명)이며 부적정 예산집행(14명), 업무처리 소홀(8명), 성희롱(6명), 횡령(6명)이 뒤를 이었다.
농협 조합장 비위행위는 잦은 발생 빈도와 전근대적인 양상으로 인해 줄곧 크고 작은 사회적 지탄을 받아왔다. 공식 집계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 할 만큼 표면화되지 않는 사건·사고도 즐비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그런데 공식 처리된 사건조차 미덥지 못한 면이 있다. 66명의 징계 조합장 중 절반인 48.5%(32명)가 견책, 21.2%(14명)가 직무정지 1개월로 가벼운 징계를 받은 것이다. 윤 의원실은 지역농협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지도·감사 기능이 유명무실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윤 의원은 “최근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게 된 A축협 조합장과 지난 1월 결혼 3개월 만에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B농협 직원의 사례를 보면, 지역 농·축협의 폐쇄적 운영시스템과 조합장의 무소불위 권력이 계속해서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닌가 싶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중앙회가 이같은 조합장들의 비위행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며 사실상 방관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또 “지역농협은 농협중앙회와 별도의 법인이라 직접 통제를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농협중앙회의 감사가 형식적인 감사를 탈피해 실효성 있는 감사가 돼야 한다”며 “외부 견제장치 외에 내부 통제 시스템도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