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건강검진과 신체나이

  • 입력 2023.09.24 18:00
  • 수정 2023.09.24 20:45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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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세월이 가면 모두 세월이 흐른만큼 나이를 먹게 되는데, 이 나이를 다른 말로는 ‘세월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똑같은 세월을 겪었어도 오로지 신체의 노화 정도에 따라 평가되는 나이가 따로 있는데, 이를 ‘신체나이’라고 부릅니다. 건강검진을 하여 모든 수치들이 정상 범위에 들게 되면 그 결과에 따라 어떤 분들은 실제 ‘세월나이’보다 ‘신체나이’가 더 적은 것으로 표시되기도 합니다.

최근 수명이 늘어나면서 실제 세월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분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는 이 신체나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혈액 한 방울 혹은 소량의 침으로 신체나이를 측정해 주는 회사들이 미국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들이 회사마다 자못 편차가 크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아직은 우리가 쉽게 이용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지혜를 발휘한다면 현재 건강검진 수준의 수치만으로도 우리의 신체나이를 예상해 볼 방법과 그것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건강체크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입니다.

혈당과 혈압 체크를 연중행사로만 국한하는 것은 특히 50대 이후라면 자신의 건강을 방치하는 것과 같습니다. 매일의 혈압·혈당 변화는 나름대로 거기에 따른 이유가 있습니다. 매일 아침 기상 후 일정한 시간에 측정하여 전날의 수치와 비교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자신의 건강이 그 수치에 반영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전날보다 혈당·혈압이 높아졌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식사량과 식사의 종류에 의해서, 또는 일상생활에 있어 내 몸에 부담을 주는 행위들은 없었는지 평가해 볼 수 있습니다. 혹은 정신적으로 부담을 주는 스트레스가 있었다면 그것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정신적인 부담은 통상 육체적인 부담보다 신체에 더 큰 악영향을 주어 혈압을 상당히 올리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는 비록 다소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평가에 치우칠 수도 있겠지만 건강에 항상 관심을 갖게 만들고 매일의 생활을 절제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신체나이를 줄이는 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건강검진 상에 나타나는 수치들이 개선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입니다.

건강검진 항목들 중 가장 주목할 것은 지난번 칼럼에서 말씀드린 CRP란 ‘C-반응성 단백질’ 수치입니다. 특히 50~60대 이상의 나이에 이 수치가 높다면 내 몸에 노화성 만성 염증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콜레스테롤 수치 중 HDL의 수치와 중성지방의 수치가 중요합니다. HDL은 높을수록, 그리고 중성지방은 낮을수록 혈관의 건강이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수치는 운동과 식이요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습니다. 중성지방 수치의 상승은 지방 섭취로 인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탄수화물 섭취의 과다로 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과다한 탄수화물은 우리 몸속에서 곧바로 지방으로 변화해 중성지방의 수치를 높이기 때문입니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이상의 수치들이 개선된다면 이는 또 다른 수치들의 개선에 반드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건강검진 수치, 그냥 한 번 보아 넘기기보다는 그 수치들이 의미하는 것을 공부하고 그 수치들의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의 신체나이는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세월나이보다 훨씬 젊어져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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