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건강검진에 적혀 있는 간수치, 무슨 의미일까?

  • 입력 2023.09.03 18:00
  • 수정 2023.09.03 19:36
  • 기자명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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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국가건강검진은 만 20세가 넘은 국민이라면 매 2년에 1번씩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비사무직이라면 매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국가건강검진은 고혈압·당뇨병·신장질환·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등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시행되고 있으며, 이때 꼭 하는 검사 중 하나가 혈액검사입니다. 혈액검사 항목에는 혈색소, 공복혈당, 총콜레스테롤, AST, ALT, 감마지티피, 혈청 크레아티닌 검사, 신사구체 여과율 등이 있습니다. 혈액검사로 심혈관, 간, 신장 등 장부의 건강을 확인해볼 수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특히 간 기능과 관련된 수치와 그 의미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간은 몸에 필요한 단백질이나 호르몬, 담즙 등을 만들어내고 영양소를 조절하며 몸에 있는 노폐물이나 약물을 해독합니다. 간에 병이 생기면 영양소 조절이 되지 않거나, 몸에 노폐물이나 해독되지 않은 약물이 쌓입니다. 간 손상으로 급성 간염이 생기게 되면 평소와 다른 피로, 으슬으슬 추운 느낌이 드는 오한, 근육통, 메스꺼움, 식욕부진 등이 나타납니다. 간 질환으로 담즙 배출이 잘 되지 않아 황달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처럼 증상을 통해서도 간이 좋지 않음을 눈치챌 수 있지만, 혈액검사로 간 수치를 확인해 증상이 진행되기 전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간 기능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ALT·AST·ALP·감마지티피입니다. 간수치라고 말하면 보통 AST와 ALT를 의미합니다. AST와 ALT는 간·근육·심장 등에 퍼져있는 효소들로 간 손상을 나타냅니다. AST와 ALT는 40 미만을 정상으로 보는 편이며 사람에 따라 50~60까지도 정상으로 봅니다. 또한, 정상 혈청에서 AST와 ALT는 보통 1:1의 비율로 존재합니다. ALT는 간의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AST는 근육에서 기원하기에 근육이 파열되거나 심장에 문제가 있을 때도 수치가 증가할 수 있으며, ALP는 뼈에서 기원하므로 골절이 있을 때 증가할 수 있어 ALT가 가장 간의 상태를 잘 나타내줍니다. 즉, AST와 ALT 수치가 정상 수치에 비해 높다면 간에 손상이 왔음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ALP는 30~120을 정상으로 봅니다. AST나 ALT에 비해 정상 범위가 넓은데요, ALP가 뼈·신장·심장·간·근육 등 다양한 곳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LP는 뼈에서 기원하므로 소아나 청소년이 성장기에 있다거나, 골절 이후에 뼈가 다시 생성될 때 ALP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1,000 이상 올라갈 수 있습니다. 태반에도 ALP가 분포하기에 여성이 임신한 경우에도 ALP는 올라갈 수 있습니다.

감마지티피는 간 안의 쓸개관에 분포하는 효소입니다. 담즙배설 장애나 약인성 손상으로 감마지티피의 수치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잦은 음주는 감마지티피가 높아지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감마지티피는 대략 남성은 11~63, 여성은 8~35 정도를 정상 수치로 봅니다. 다른 간 수치는 정상인데 감마지티피만 높다면 알코올성 간 질환의 회복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또 다른 지표는 황달 수치입니다. 황달 수치는 0.2~1.0mg/dl이 정상입니다. 황달 수치는 빌리루빈 수치라고도 합니다. 몸 안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수명이 끝나 비장에서 분해되면 빌리루빈이 생성됩니다. 빌리루빈은 간에서 대사돼 대변과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간 기능이 저하되어 담즙 분비 장애가 일어나면 빌리루빈이 몸 안에 쌓이게 됩니다. 빌리루빈은 노란색을 띠므로 몸 안에 빌리루빈이 과다하게 쌓이면 피부나 눈, 점막 부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발생합니다. 즉, 황달은 간 손상이 시작된 다음에 발생하므로 황달이 나타나기 전에 AST나 ALT와 같은 간 수치를 확인하여 조기 관리에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간 수치는 간 건강이 나빠져서 오를 수도 있지만 예외 상황들도 있습니다. 너무 오래 앉아있다거나, 오랫동안 침상 생활을 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저절로 근육이 빠지면서 간 수치가 오를 수 있습니다. 또는 검사 전에 운동을 심하게 했다거나 타박상이 있는 상태일 때에도 간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즉, 간 수치를 평가할 때는 생활, 간 수치가 변화하는 패턴이나 간 수치의 크기, 여행력, 지역 유행병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만약 AST, ALT의 수치가 1,000 이상이라면 간이 크게 손상되고 있는 경우입니다. 바이러스 간염, 허혈성 간 손상, 약물 유발 간 손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으며 당장 응급실로 내원하시는 게 좋습니다. 간 기능이 떨어져 위험할 수 있으므로 입원을 통해 경과를 지켜보며 치료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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