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농업 생물다양성 교육에 앞장서 온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석순, 논살림)이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세미나실 301호에서 제2회 생물다양성 포럼 ‘생물다양성을 살리는 생태전환 교육·문화 서비스’를 개최했다.
이날 방미숙 논살림 자문위원은 최근의 논생물다양성 교육 사례를 소개했다. 논살림은 현재 95개 기관에서 상자논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방 자문위원은 “상자논을 통해 1년 열두 달의 농사과정을 시민들이 볼 수 있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볍씨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해 파종, 흙의 중요성, 논의 다양한 생물, 식생활 등에 대한 교육을 함께 진행하는 식”이라고 밝혔다.
방 자문위원은 특히 친환경농민 대상 논생물다양성 체험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 자문위원은 “농민들도 본인의 논에 어떤 생물이 사는지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논생물을 잡아 농민에게 보여드리면 ‘우리 논에도 이런 생물이 살아요?’라며 놀란다. 이 과정에서 친환경농민은 생명농업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되더라”라며 “충북 청주 소로리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생산자 대상 논생물 교육을 진행했는데, 교육받은 농민들은 ‘우리 논도 친환경 논으로 바꿔야겠다’는 의지를 밝히더라. 손으로 풀 뽑는 한이 있어도 농약 치지 않겠다는 농민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생산자교육 및 도농교류 체험행사가 코로나19 및 정치적 상황 변화를 거치며 줄어들면서, 상자논 등을 통한 생태전환교육 기회도 줄어든다는 게 방 자문위원의 고민이다. 방 자문위원은 “그동안 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참여 자치구의 공공급식센터와도 연계해 상자논 체험교육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서울시가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개편을 추진하면서 공공급식센터들도 사업을 접게 될 상황이고, 자연히 이곳에서 도농교류 취지로 진행된 상자논 체험교육 기회도 줄어들 상황이다”라고 언급했다.
논살림은 생태전환교육 활성화를 위해 ‘생물다양성 농업’이 가능한 생태교육 공간의 조성 및 생태환경 교육과정 운영, 텃밭·텃논 조성을 통해 농사·생태교육을 교과과정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포럼에선 그 사례로서 주형로 친환경농산물자조금관리위원장이 주도해 온 ‘도심 속 학교 논 만들기’ 사업, 서울 월천초등학교 김두림 교사(전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대표)가 노원초등학교 재직 시 교과과정에서 논생물다양성 교육을 진행한 사례들이 소개됐다.
한편 박광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 박사는 농업 분야의 생물다양성 평가는 환경부의 생물다양성 평가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생물다양성 평가는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생물’의 종 다양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평가가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논의 잡초를 제거해 농사를 도와온 왕우렁이는 환경부로부터 ‘생태계 교란종’으로 취급되는 일이 벌어졌다.
논의 존재 근거는 1차적으로 ‘식량 생산’인 만큼, 농민들의 ‘농업 유지’와 논생물다양성 가치 보전이 병행되는 방향으로 생물다양성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는 게 박광래 박사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