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시민회의, 시판 고추장 ‘고춧가루’ 함량 및 원산지 지적

대다수 제품 고춧가루 함량 10% 미만 … 그마저도 ‘중국산’
“1년 전 고춧가루 함량 비율조사 이후 전혀 개선되지 않아”

  • 입력 2023.08.27 18:00
  • 수정 2023.08.27 20:54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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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소비자주권시민회의(공동대표 김호균·정혁진·몽산, 소비자주권)가 시판 고추장의 고춧가루 함량과 원산지 실태를 직접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주권은 시판되는 고추장 대다수의 고춧가루 함량이 10% 미만이며 그마저도 ‘중국산’이라고 일갈했다.

소비자주권은 “고추장은 고춧가루를 주원료로 하여 찹쌀과 메주 등을 섞어 만드는 장류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양념이다. 하지만 그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시판 제품 대다수가 중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하고 있으며, ‘고추양념(고춧가루, 양파, 마늘, 정제소금 등을 다져 만든 양념)’을 제외한 고춧가루 함량은 3% 내외를 웃도는 수준이다”라고 지적하며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고 섭취하는 제품인 만큼 제조사는 고추장의 고춧가루 함량을 15% 이상으로 높이고, 중국산이 아닌 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해 건강한 식문화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에 따르면 전통 고추장은 높은 함량의 고춧가루와 쌀, 메줏가루, 소금, 물 등의 재료를 적절히 섞어 일정 기간 숙성과정을 거쳐 만든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 중인 고추장 제품 대부분은 고추양념 속 고춧가루 이외에 고춧가루가 아예 첨가되지 않거나, 소량만 첨가돼 전통 고추장 대비 고춧가루 함량이 낮고 맛과 질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아울러 소비자주권은 1년 전에도 고추장 내 고춧가루 함량 비율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시판 고추장 제조사가 고춧가루 함량을 줄이기 위해 고춧가루보다 6배가량 저렴한 중국산 고추양념을 사용 중이라고 지적한 소비자주권은 당시에도 “고추양념에 고춧가루를 미량 혼입하거나 이마저도 넣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호주산 밀가루, 보릿가루, 찹쌀가루, 쌀가루 등을 혼입해 고추장을 제조하고 있으며 고추장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무늬만 붉은 ‘밀가루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개선 여부 확인을 위해 최근 9개 제조사의 고추장을 무작위로 선정해 고춧가루 함량 비율을 조사했다는 소비자주권은 “대부분 고춧가루 함량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고추양념과 혼합양념 분말을 사용하는 등 그 결과가 더욱 처참했다”라며 “시중에 판매 중인 9개 제조사의 고추장에서 고추양념을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찾기 어려웠으며, 고추양념을 제외한 고춧가루 역시 대부분 중국산을 사용했다. 또 고춧가루 없이 고추양념과 혼합양념 분말만 들어간 고추장도 존재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소비자주권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량으로 유통되는 업소용 고추장의 경우 고춧가루 함량이 더 적었다. 학교급식, 식당 등에서 활용되는 업소용 고추장 중 고춧가루 함량이 10%를 넘기는 제품은 전무했다. 이에 소비자주권은 “과도한 고추양념, 중국산 고춧가루, 혼합양념 분말 등의 사용으로 소비자들의 건강한 식생활이 위협받고 있다. 지금껏 소비자들이 보내온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제조사들은 고추장 내 고추양념과 혼합양념 분말 사용을 줄이고, 중국산 고춧가루가 아닌 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등 소비자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 역시 고추장의 고춧가루 함량 비율을 최소 15% 이상으로 지정하는 등 규제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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