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발로 뛰어 만든 마을잡지 ‘소쿠리’

담양군 300여개 마을 구석구석 기록, ‘참여·나눔’의 장

담양군풀뿌리공동체지원센터, 2021년부터 3호째 출간

  • 입력 2023.08.18 09:56
  • 수정 2023.08.18 09:57
  • 기자명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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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주민들이 지역 마을 곳곳을 다니며 취재, 기록하고 손수 찍은 사진들로 채운 마을기록물이 3년 연속 발간됐다. 전라남도 담양군(군수 이병노) 마을 감성 잡지 ‘소쿠리’다. 2021년부터 발간(연 1회)을 시작해 올해 3호가 나왔다.

소쿠리가 여느 지역 소개 책자들과 다른 점은 관 중심이 아닌 주민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내용도 단지 지역 홍보에 머물지 않고, 주민들의 삶과 마을에 오래도록 깃든 이야기들이 중심이다.

잡지에 담긴 글들은 마을기록과정에 참여한 주민들이 썼다. 이 과정은 담양군 ‘지역 내 인재 발굴‧육성을 위한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마을·역사·자원·관광지 등에 대한 기록을 배우는 과정이다. 기록에 대한 이해, 다양한 형식의 글 작성법, 매체 제작 등을 7주 동안 배우며 이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마을기록단이 돼 소쿠리에 담길 글을 쓴다.

교육에 참여한 주민들은 담양군풀뿌리공동체지원센터(센터장 민문식), 기획팀과 함께 목차, 주제 선정, 일정 등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참여한다. 아울러 교육과정에선 취재기획안 작성, 인터뷰기법 실습, 개략적인 스케치 구상 같은 실무와 마을 기록 활동의 의의에 대한 특강도 진행된다. 이번 3호의 판권엔 취재기자로 교육생 6명의 이름이 올랐다.

지난 4일 담양군 대전면 행복문화센터에서 열린 `2023 마을학교-마을기록과정 `소쿠리’ 출판회’에서 마을기록단 참여 주민들이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 담양군풀뿌리공동체지원센터 제공
지난 4일 담양군 대전면 행복문화센터에서 열린 `2023 마을학교-마을기록과정 `소쿠리’ 출판회’에서 마을기록단 참여 주민들이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 담양군풀뿌리공동체지원센터 제공

3호에는 밭에서 밥상에 오르기까지 할머니와 함께 지은 깨 농사 이야기, 담양 귀농인들의 사연, 주민 잔치로 거듭나고 있는 ‘풀뿌리공동체한마당(담양군풀뿌리공동체지원센터 사업 참여 공동체의 한 해 성과 발표 자리)’ 같은 주민들 이야기부터 담양의 명물 대나무 공예, 딸기‧단감‧죽순 등 담양 특산 과채 소개도 담겼다. 또 한일강제병합, 8.15해방, 한국전쟁 등 고난의 시기마다 울었다는 수령 500년 된 은행나무(무정면 봉안리 천연기념물 제482호)와 해마다 마을의 풍요와 번영을 비는 ‘천년느티 당산제’ 같은 마을의 자연문화 유산 이야기도 전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담양읍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일환으로 발굴‧육성되고 있는 마을 동아리의 활동 소식이 눈길을 끈다. 동아리는 나눔과 공유의 가치를 중심으로 재능기부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담양읍 거주 학교 교직원 봉사동아리 ‘꾹꾹눌러쓴행복(아로마오일 테라피로 홀로 살거나 농사일에 지친 어르신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말벗 되기)’ △담양읍 의용소방대 대원들로 구성된 전통주 동아리 ‘의소담빛주(전통주 제조 기술을 배워 ‘대숲맑은담양쌀’로 단호박·블루베리 막걸리 등을 빚어 마을 어르신들과 시음 잔치)’ △마을 어르신들에게 장수사진을 선물하는 ‘동네방네마을사진사(동네 주민과 소통, 마을과 어울리는 사진 찍기)’가 활동하고 있다.

이번 소쿠리 제작에 참여한 주민들은 지난 4일 담양읍 대전면 행복문화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그간의 교육과정과 글쓰기에 대한 소감을 나누고 축하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숨겨진 이야기를 찾으며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라며 “아직 찾지 못한 이야기와 자원이 많다. 앞으로도 마을 이야기를 기록하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쿠리는 담양군 내 기관, 관광지, 카페 등에 비치돼 있으며, 담양군풀뿌리공동체지원센터 누리집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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