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더운 여름 ‘안면신경마비’ 주의해야

  • 입력 2023.07.23 18:00
  • 수정 2023.07.23 21:00
  • 기자명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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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무더위가 시작된 7월 초, 입꼬리가 안 올라가고 눈이 안 감긴다며 고통스러워하는 환자가 왔었습니다. 온천에 갔다가 찬물로 샤워한 뒤 자고 일어나니 입이 돌아갔다며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당황스러워 하셨는데요, 몇 가지 검사를 해보니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진단이 내려져 치료해드렸습니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을 지배하는 신경의 장애로 인해 발생합니다. 안면신경마비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와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로 나뉩니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뇌에서 얼굴로 빠져나온 안면 신경이 손상된 상태를 말하며,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 속에서 얼굴 근육으로 연결되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에 이상이 발생해 신경마비가 오는 것으로 뇌졸중이 주요한 원인입니다. 안면신경마비와 함께 사지 마비, 언어장애, 복시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고혈압, 심장질환, 흡연,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이 있다면 중추성 안면신경마비가 의심되므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안면신경마비의 일반적 증상으로는 입이나 눈꺼풀 처짐, 한쪽 눈을 감을 수 없음, 침 흘림, 미각 상실, 말하거나 먹기 어려움 등이 있습니다. 또, 입이 돌아간 쪽이 마비된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반대쪽이 마비되어 있습니다. 입꼬리를 양쪽에서 잘 당기고 있어야 입이 돌아가지 않는데 마비된 쪽에서 입꼬리를 잡아당기지 못하니 정상 쪽으로 입이 돌아가게 됩니다.

안면신경마비는 바이러스 감염, 외상, 종양, 자가 면역 질환, 혈행 장애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두에서처럼 찬물로 샤워한 뒤 입이 돌아가고 눈이 감기지 않는 경우는 한랭 노출로 인한 혈행 장애가 원인입니다. 여름에 덥다고 찬 바람을 얼굴에 곧바로 쐬거나, 찬 바닥에서 잔다면 안면신경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안면신경마비는 대상 포진이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72시간 내로 진행되며, 3~6개월 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마비가 발생한 뒤 2주 동안 신경 손상이 계속 진행되면서 증상이 악화되고 변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증상이 진행되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꾸준히 치료받는 게 중요합니다.

안면신경마비로 병원에 가면 초기에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단독 처방받거나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복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2~3주 이내로 복용합니다. 한의원에서는 마비된 부위에 침, 매선요법, 약침 등으로 통증 감소, 국소 혈류 순환 촉진, 면역력 회복을 도모합니다. 목이나 어깨 주변에 침, 물리치료, 부항 등으로 혈액순환을 개선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안면신경마비로 한의원에 내원하면 첩약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한약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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