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농업의 신성장동력 ‘반려동물’서 찾나

농업문제 릴레이세미나 첫 주제 ‘반려동물’ 논란

한두봉 원장 취임 100일, ‘비전선포식’과 병행

농민들 “폭우로 농촌 아수라장, 할 말 잃었다”

  • 입력 2023.07.21 09:07
  • 수정 2023.07.21 17:26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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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9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건전한 반려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으나 반려동물이 농업문제 릴레이세미나 첫 주제로 적정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9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건전한 반려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으나 반려동물이 농업문제 릴레이세미나 첫 주제로 적정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한두봉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이 지난 4월 취임한 이후 100일을 즈음해 비전선포식과 릴레이토론회를 개최했다. ‘극한 강우’로 전국 농촌이 쑥대밭이 된 가운데 비전선포식을 한 것은 장소 대여 등의 문제로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산적한 농업·농촌·농민 문제 중 릴레이세미나 첫 주제를 ‘반려동물’로 선택한 것에 비난이 커지고 있다.

농경연은 지난 19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비전선포식을 했다. 한두봉 원장은 지난 4월 17일 취임 이후 조직정비를 단행했고 내외부 다양한 활동도 펼쳐왔다. 이날 비전선포식은 원장 취임 100일을 즈음해 새로운 국책연구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각오의 자리였다.

인사말에 나선 한두봉 원장은 최근의 폭우 피해를 언급하며 “비전선포식을 통해 그분들의 아픔을 같이하는 농경연이 되겠다”고 전했고 농업이 처한 어려움 속에서도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농가경영안정망 강화 등 국정과제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선포한 농경연 새 비전의 핵심단어는 ‘신뢰·소통·선도’이다.

농경연은 계속해 제1회 릴레이세미나도 개최했는데, 6회까지 계획된 행사 중 첫 주제가 ‘건전한 반려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토론회’다. 3가지 발제(△이두영 농경연 반려동물복지단장 ‘건전한 반려문화 조성을 위한 펫보험 등 개선과제’ △황윤재 농경연 식량경제연구본부장 ‘펫푸드 산업 현황과 육성 과제’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사무총장 ‘반려동물 의료현황 및 발전방향’)와 김세진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장·신상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등 패널들이 참석한 토론으로 구성됐다.

‘현장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농경연은 릴레이세미나 주제 선정부터 ‘현장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일년내내 기후위기 직격을 맞고 있는 농촌은 최근 전국적인 폭우로 농사를 더 지을 수 없는 지경이다”면서 “토론회나 세미나를 통해 농업문제가 해결될 것 같으면 진작 해결됐을 것이다. 농업세미나 자체도 의미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국책연구기관이 원장 취임 이후 의미를 붙여 연 릴레이세미나의 첫 주제가 반려동물이라니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전남 고흥의 한 농민도 “동물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농업·농촌·농민 문제 범주에 언제부터 반려동물이 우선순위를 차지했나”라고 다시 물었다.

이러한 논란에 한두봉 원장은 “농경연 내 2030위원회에서 제시한 안이다”면서 “농업분야 여러 중요한 문제가 많지만 새로운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 실제 반려동물 인구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또 한 원장은 비전선포식과 릴레이세미나는 별개의 행사이며, 여러 주제의 토론회를 동시에 개최할 계획도 있었으나 장소문제로 반려동물만 따로 개최하게 된 점 등을 덧붙여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 육박’하는 600만 가구를 넘어섰고 국민 관심도 높다는 점, 반려동물 산업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조명하면서 농업·농촌뿐 아니라 국가경제 신성장동력으로서도 반려동물산업이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와 법률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며, 특히 건전한 반려문화를 위해 펫보험, 펫푸드, 의료(보험) 등 정책 개선점을 살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초 농경연 릴레이세미나 날짜와 같은 19일에 ‘반려동물 연간산업 육성방안’을 브리핑할 예정이었으나 20일로 변경했다가 결국 잠정 연기했다. 농식품부 대변인실은 재해 상황 등을 감안해 시급한 것부터 처리한다는 입장으로, 8월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19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비전선포식에서 한두봉 원장(오른쪽 다섯번째)과 김태훈 부원장(오른쪽 여섯번째)이 캐치프레이즈인 'KREI next to YOU' 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비전선포식에서 한두봉 원장(오른쪽 다섯번째)과 김태훈 부원장(오른쪽 여섯번째)이 캐치프레이즈인 'KREI next to YOU' 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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