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Q. 조선시대 임금님들도 농사를 지었다면서요?

  • 입력 2023.07.16 18:00
  • 수정 2023.07.16 18:36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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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Q. 조선시대 임금님들도 농사를 지었다면서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A. 왕이 되기 전 5년간 강화도에서 농사짓고 살았던 ‘강화도령’ 철종을 제외하면, 당연히 조선시대 국왕 27명 중 ‘전업농’ 출신은 없었습니다. 정확히는 ‘시범농사’를 지었습니다.

오늘날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조선시대 제단인 선농단(先農壇)은 농사짓는 법을 인간에게 가르쳤다고 전해지는 고대 중국신화의 신 신농씨(농사의 신)와 후직씨(곡식의 신)에게 제사 지내던 곳입니다. 선농단 주변엔 왕이 직접 농사지으며 백성에게 농사 시범을 보이는 적전(藉田)도 마련됐습니다.

조선시대엔 24절기 중 춘분(양력 기준 3월 20~21일경)과 추분(양력 기준 9월 22~23일경)에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 ‘선농대제’를 지냈고, 가뭄이 심할 땐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선농단에서 제사를 치른 뒤엔 왕이 친경례(親耕禮), 즉 친히 쟁기 잡고 밭을 경작하는 의식을 치렀습니다. 참고로 적전에서 재배한 기장·피·벼·조 등의 곡물은 국가의 큰 제사에 사용했다 합니다.

물론 조선시대 모든 국왕이 친경례를 정기적으로 한 건 아니었고, 왕의 경작행위도 형식적이었습니다. 신하가 왕에게 쟁기를 잡을 것을 청하면 왕이 쟁기를 받아 다섯 번 땅을 갈고, 연이어 왕세자가 일곱 번, 3공·상서·경 등 고위급 신하들이 아홉 번 갈고 끝이었습니다. 평상시 적전 경작은 인근 농민과 노비의 몫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왕의 친경례는 ‘나라님’이 농민을 어떻게든 챙기겠다는 걸 보여주는 중요 행사였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참고 : 선농단역사문화관·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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