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내 한적한 좁은 길
팔순을 훌쩍 넘어버린
얼굴 군데군데 검버섯 핀 할매가
느릿느릿 유모차를 밀고 있다
오늘은 어디로 가야 할까
긴 궁리 끝에 생각해내듯
후문 쪽 놀이터를 향해
굽혔던 허리를 편다
평생 가족을 위해 일했다
몇해 전 다리를 저는 그가
딛고 갈 삶의 무게가 버거운지
키 낮은 유모차를 꽉 붙은 채
무거운 걸음 멈춰서 길 위에
연신 가쁜 숨을 뱉어 놓는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