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꽃이 피었습니다] 힘겨운 아침

  • 입력 2023.06.11 18:00
  • 수정 2023.06.12 06:38
  • 기자명 김정휘(경북 예천군 예천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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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휘(86) 경북 예천군 예천읍
김정휘(86) 경북 예천군 예천읍

아파트 단지 내 한적한 좁은 길

팔순을 훌쩍 넘어버린

얼굴 군데군데 검버섯 핀 할매가

느릿느릿 유모차를 밀고 있다

오늘은 어디로 가야 할까

긴 궁리 끝에 생각해내듯

후문 쪽 놀이터를 향해

굽혔던 허리를 편다

평생 가족을 위해 일했다

몇해 전 다리를 저는 그가

딛고 갈 삶의 무게가 버거운지

키 낮은 유모차를 꽉 붙은 채

무거운 걸음 멈춰서 길 위에

연신 가쁜 숨을 뱉어 놓는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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